北, 한미정상회담에 일단 ‘침묵’… 방역 등 내부 현안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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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23일 11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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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2/뉴스1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2/뉴스1
북한이 20~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과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나온 대북 메시지에 대해 23일 오전 현재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자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가 최근 사망한 현철해 국방성 총고문의 발인·영결식에 참석한 소식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현황, 방역 소식 등을 보도했다.

북한 선전매체들도 2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관련 언급 없이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사상전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앞서 한미 당국은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전후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하거나 제7차 핵실험 등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대비태세를 유지해왔다. 특히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ICBM 발사 및 핵실험과 관련해 ‘정치적 타이밍’을 보고 있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바이든 대통령이 22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다음 방문지인 일본 도쿄로 향할 때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이 이처럼 이번 한미정상회담 등과 관련해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는 배경을 두고 일단 코로나19 방역과 경제문제 등 ‘내치’(內治)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 방한과 현 총고문 장례 일정이 겹친 사실도 북한이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 등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한 요인이 됐을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철해 북한 국방성 총고문 발인식이 22일 오전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됐다고 23일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현철해 북한 국방성 총고문 발인식이 22일 오전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됐다고 23일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 총비서는 지난 19일 현 총고문이 사망하자 국가장의위원장을 맡아 사흘간의 장례 일정을 직접 챙겼다. 현 총고문은 과거 김정일 체제에서 군부 핵심이었던 인물로서 김 총비서의 ‘후계자 수업’도 맡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총비서는 앞서 20일 현 총고문 빈소를 찾은 데 이어, 22일 발인식과 영결식에도 참석했다.

그러나 현 총고문 장례 일정이 끝난 데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대해서도 최근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자평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23~24일 바이든 대통령의 방일 결과를 지켜본 뒤 모종의 행동을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함께 제시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이하고 24일엔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와 관련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22일 바이든 대통령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연합 군사훈련 ‘정상화’와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에 대해 논의했다.

북한은 그간 연례 한미훈련을 ‘북침 전쟁연습’으로 규정하고 훈련의 성격·규모에 상관없이 당국자 명의 담화나 관영·선전매체를 통해 강력 비난해왔다.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역시 북한이 민감해 하는 사안이다.

따라서 북한이 추후에라도 이를 문제 삼아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 대규모 야외 실기동훈련(FTX)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만 진행해왔던 한미훈련을 ‘정상화’하겠다는 한미 당국의 방침을 두고 북한이 ‘대대적인 군사위협’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그간 남북 및 북미 간 대화 재개의 선결조건으로 ‘대북 적대시정책과 2중 기준 철회’를 제시하며 사실상 한미훈련 중단과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해왔다.

또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고자 한다는 의사도 밝혔지만, 북한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이를 ‘비본질적인 문제’로 볼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선 북한이 내달 상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5차 전원회의 개최를 예고한 사실에 주목, 이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됐는지를 확인한 뒤 핵실험이나 군사행동과 관련한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북한은 앞서 21일 열린 당 중앙위 정치국 협의회에서 코로나19 방역상황이 “안정적으로 억제·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코로나19 의심 환자로 추정되는 북한 내 일일 신규 발열자 수는 21일 18만6090여명, 22일 16만7650여명으로 이틀 연속 10만명대를 기록하며 감소세를 보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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