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벌 받는다” “민주주의 살려” 고성·야유… 난장판 된 법사위

  • 뉴스1
  • 입력 2022년 4월 27일 01시 21분


코멘트
박광온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왼쪽)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광온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왼쪽)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7일 오전 12시11분.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률 개정안 2건을 기립 표결로 단독 처리하자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선 “부끄럽지 않냐”, “무효”라는 고성이 일제히 터져나왔다.

전날 오후 9시20분부터 개회와 정회, 산회를 반복한 회의는 의원들의 팻말 시위와 고성, 야유로 아수라장이 됐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천벌받습니다” “부끄럽지 않습니까” “민주주의 살려” 라고 외치며 회의 진행을 막았다. ‘이재명 방탄법 검수완박 절대 반대’, ‘안하무인 검수완박 헌법파괴행위 중단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광온 법사위원장을 둘러싸고 집단으로 항의했다.

회의가 진행되는 내내 국민의힘 의원들이 “그게(검수완박법) 피해자를 위한 것이냐, 죄인을 위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대한민국 국회인가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진짜 부끄러운 게 누군가” “나는 네가 부끄럽다”고 소리쳤다.

김진표 안건조정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안전조정위원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유상범 법사위 간사와 언쟁을 벌이고 있다. 뉴스1
김진표 안건조정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안전조정위원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유상범 법사위 간사와 언쟁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이 모습을 본 김영배 민주당 의원이 “동료의원이 심사보고하는 와중에 야유나 소리를 지르는 건 명백한 국회선진화법 위반”이라며 “질서 지키면서 회의를 진행될 수 있게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헌법을 유린한 사람들이 그렇게 말할 것이 아니다”라고 거칠게 항의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 취재진을 들어오게 하는 과정에서 잠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법사위원들의 모두 발언에서부터 신경전이 이어졌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말로만 검찰개혁 실제는 이재명 지키기’라는 손팻말을 앞에 세워둔 채 “인사를 해야 할지 온몸으로 전체회의를 막아야 할지 암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선배 의원들과 함께 시민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가장 낡고 오래된 적폐 검찰 기득권을 꼭 부수고 싶다”며 강행 처리 의지를 밝혔다.

의원들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정회 후 회의실을 나가는 송기헌 민주당 의원을 향해 “선배님 이게 뭡니까. 부끄러우신거죠”라고 하자 송 의원은 “김 후배 그러는 거 아니야”라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은 “후배라고 얘기하지도 마세요. 전 선배님이라 부르고 싶지도 않고요. 본인의 양심을 생각해보세요”라고 받아쳤다.

11명 민주당 의원들의 기립 표결로 법안이 통과된 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무엇을 통과시킨 것이냐”, “발언 기회 준다고 했잖아요”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하자 국민의힘 의원 수십명이 모여 “권력비리 은폐시도 검수완박” 등 구호를 외쳤다.

두 건의 개정안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개정안은 이르면 27일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