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열병식 준비 마쳤지만 심야 ‘조용’…날씨 탓 연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5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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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0월10월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북한군의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 평양 노동신문=뉴스1
지난 2020년 10월10월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북한군의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25일 자정 넘어 심야에 실시할 것으로 예상됐던 열병식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로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은 지속적으로 포착됐지만 정작 예상 시점에 하지 않은 것. 날씨 등 영향으로 정상적인 열병식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부터 김일성광장과 미림비행장, 순안비행장 등 평양 일대 열병식 준비 동향을 주시해온 군과 정보당국은 당초 25일 0시부터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심야 열병식이 시작될 것으로 봤다. 최근까지 실시된 종합예행연습 당시 북한은 2만 명 안팎의 병력과 250여 대의 장비 등을 동원했다. 특히 이동식발사대(TEL)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여러 전략무기들도 우리 당국의 감시망에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열병식이 열릴 김일성광장 앞에선 대동강을 가로질러 맞은편 주체탑 광장까지 이르는 부교 2개도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규모 병력 및 장비가 부교를 통해 김일성광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정작 열병식이 예상 시점에 진행되지 않자 25일 군과 정보당국은 그 원인 파악 에 나섰다.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새벽 2시까지 평양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와 헬리콥터의 소음, 불꽃놀이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정부 소식통은 “열병식 준비 자체는 이미 마무리된 상황으로 보인다”고 했다. 결국 당일 날씨 영향으로 급하게 미뤄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우리 기상청과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평양 등 일부 지역에선 이때 비 예보가 있었다.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빠르면 25일 오후나 밤늦게 열병식을 시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9차례 열병식을 개최했는데 그중 심야에 진행한 건 3차례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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