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 운용’ 천명한 北… 핵탄두 소형화 어디까지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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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19일 15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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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17일 보도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17일 보도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최근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통해 전술핵 운용을 시사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능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지난 2006~17년 기간 이미 6차례 핵실험을 실시했단 점에서 대형 핵탄두뿐만 아니라 소형화된 전술핵 개발에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북한은 지난 16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참관 아래 단거리 전술탄도미사일에 해당하는 ‘신형전술유도무기’ 2발을 시험발사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당시 쏜 미사일의 정점고도를 약 25㎞, 비행거리를 약 110㎞로 탐지했다. 사거리만 봤을 땐 사실상 우리 측을 겨냥한 무기로 볼 수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이 17일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에서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가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전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이달 초 김여정 당 부부장 명의 대남 비난 담화에서 “남조선(남한)이 우리(북한)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 ‘핵전투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할 것”이 유사시 우리 측에 대한 핵공격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시험한 ‘신형전술유도무기’를 대남 핵 투발수단으로 개발 중인 무기체계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핵무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통해 발사하는 대형 핵탄두와 위력은 비교적 약하지만 전방 포병부대에도 실전 배치할 수 있는 탄두 중량 1톤 이내의 전술핵 등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북한이 대남 핵공격에 쓸 수 있는 대형 핵탄두 탑재용 무기로는 작년 3월 시험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 KN-23 개량형 미사일이 거론된다. 당시 북한은 이 미사일의 탄두중량이 2.5톤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계열 미사일은 하강단계에서 수평 저공비행을 하다 다시 급상승하는 ‘풀업 기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나 패트리엇(PAC-3) 등의 대공미사일로 요격하기도 까다롭다.

1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2.4.17/뉴스1 © News1
1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2.4.17/뉴스1 © News1
전문가들은 북한이 16일 발사한 ‘신형전술유도무기’도 겉모습이 KN-23과 닮았다는 점에서 ‘풀업 기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신형전술유도무기’의 경우 북한의 기존 단거리탄도미사일에 비해 비행거리는 짧지만 더 낮은 고도에서 비행 중 궤도를 바꿔가며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어하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이동식 발사대(TEL)를 조기 탐지해 30분 내로 무력화하는 ‘킬체인’과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다양한 고도의 미사일과 동시 다발적으로 쏠 경우 이를 모두 막아낸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남한과의 전쟁이 일어날 경우 초기에 전술핵 공격을 해 초토화시키겠다는 공세적인 핵교리를 갖고 있다”며 “전진 배치된 핵을 다량 공세할 텐데, 소형 핵탄두를 재래식 탄두와 섞어서 쏘면 구분하기 어려워 요격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대북 관측통에 따르면 북한은 ‘신형전술유도무기’에 500㎏ 미만의 경량급 핵탄두를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이 이미 이 수준에 도달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르면 이달 말 이후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제7차 핵실험도 이처럼 소형화된 전술핵탄두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 국방부는 작년 2월 발간한 ‘2020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으나,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과소평가’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소식통은 “북한은 2016년 제5차 핵실험 때 핵 소형화에 대한 언급을 했다. 핵무기 소형화는 작년 1월 제8차 당 대회 때 제시한 목표인 만큼 필사적으로 연구해왔을 것”이라며 “최근 우리 측을 겨냥한 전술핵 위협이 이어지는 배경엔 기술 수준에 대한 자신감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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