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현실정치 소환 속 존재감 유지 모색하나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17일 12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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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조기 등판론’에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낙선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박지현 ‘N번방 추적단 불꽃’ 활동가에게 비상대책위원회 합류를 제안하고 의원들에게 윤호중 비대위 체제에 힘을 실어 당을 확실히 바꿀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하는 등 대선에서 확보한 여성표와 정치개혁 의제에 대한 주도권은 유지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이 고문이 현실 정치 소환 속에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상임고문은 지난 16일 대선 패배 이후 첫 공개 행보로 대선 낙선 인사 도중 교통사고로 숨진 민주당 평택을 지역위원회 여성위원장 A씨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그는 대선 기간 자신을 도왔던 김영진·문정복·안민석 의원,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 당 관계자 등과 인사를 나눈 뒤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임고문은 조기 등판 요구 등 언론의 현안 질의에는 답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이 상임고문은 지난 10일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 이후 공개 행보를 중단했다. 다만 일정기간 현실 정치와 선을 긋고 여론의 시선에서 멀어지는 ‘칩거’를 택해온 문재인 대통령 등 타 낙선 후보들과 달리 자의반 타의반 여전히 현실 정치의 중심에 서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민주당 후보라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분위기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자신을 지지했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연이어 낙선 사례를 올렸다. 지지층은 이 상임고문의 낙선사례에 수천개의 답글을 달며 여전한 지지를 과시했다.

이 상임고문은 당 소속 의원들과 지역위원장 전원에게 감사 전화도 걸었다. 그는 윤호중 비대위에 힘을 실어달라는 당부와 함께 기득권을 지키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당 혁신과 정치개혁 의제를 확실히 추진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 윤 비대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등 당 내홍이 번지는 상황에서 우회적으로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6월1일 지방선거를 총괄할 비대위에는 이 후보를 찍었던 2030청년과 여성이 전면에 배치돼 있다.

주요 축인 26세 여성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이 상임고문이 비대위 합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형수 욕설 등으로 여성 유권자의 반감을 샀던 이 상임고문이 선거에서 2030여성의 지지를 얻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권지웅 비대위원도 이 상임고문 청년 선대위에서 활동했다. 그도 언론 인터뷰에서 윤 비대위원장은 물론 이 상임고문의 연락을 받고 선대위에 합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상임고문이 현실 정치의 끈을 완전히 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상임고문은 정치적 재기는 물론 대장동 특혜 의혹과 배우자 불법 의전 논란 등 검찰 수사에 대비해 당내 기반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상임고문 측근들은 당 일각의 비대위원장 등판 요구는 일축하면서도 지원유세 등 지선 역할론에는 힘을 싣고 있다.

총괄특보단장을 맡았던 안민석 의원은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A씨) 상가에서 만났는데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도 “선거 때 지원 유세하는 방식도 있고 몇 가지 방식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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