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가 보인다” 자리잡은 사전투표…투표율 제고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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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4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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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째날인 4일 서울시 서대문구에 설치된 신촌동사전투표소에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다. 2022.3.4/뉴스1 © News1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째날인 4일 서울시 서대문구에 설치된 신촌동사전투표소에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다. 2022.3.4/뉴스1 © News1
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오후 4시 기준 전국 투표율이 14.31%로 지난 19대 대선이나 21대 총선의 같은 시간 기준 투표율을 4%포인트(p) 이상 웃도는 등 투표 열기가 달아올랐다. 지난 2013년 사전투표 도입 이후 주소지와 상관없이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는 사전투표의 편의성이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참여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10시간 동안 전국 유권자 4419만7692명 중 623만6909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사전투표율 14.31%는 오후 4시 기준 지난 2017년 19대 대선(9.45%) 대비 4.66%포인트(p) 높은 수치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전국단위 선거인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9.74%)보다도 4.37%p 높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의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은 물론 처음으로 30%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 사전투표율 최고치는 지난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의 26.69%이다.

사전투표는 투표율 제고를 위해 선거일 5일 전부터 이틀간 주소지와 상관없이 투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지난 2013년 재보궐선거에서 도입됐다. 전국단위 선거로는 2014년 6월 6회 지방선거에서 처음 실시됐다.

사전투표 투표율은 제도 시행 이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투표율은 Δ2014년 지방선거 11.49% Δ2016년 20대 총선 12.19% Δ2017년 19대 대선 26.06% Δ2018년 7회 지방선거 20.14% Δ2020년 21대 총선 26.69% 등이다. 통상 지방선거 투표율은 총선, 대선보다 낮다.

사전투표 도입 이후 최종 투표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역대 선거 투표율은 Δ19대 총선 54.2%, 20대 총선 58.0%, 21대 총선 66.2% Δ5회 지방선거 54.4%, 6회 지방선거 56.8%, 7회 지방선거 60.2% Δ17대 대선 63.0%, 18대 대선 75.2%, 19대 대선 77.2% 등이다.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 부산 남구청, 서울 종로구 혜화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각각 찾아 투표하고 있다. 2022.3.4/뉴스1 © News1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 부산 남구청, 서울 종로구 혜화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각각 찾아 투표하고 있다. 2022.3.4/뉴스1 © News1
사전투표는 보수층을 중심으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며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2020년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비례 위성정당 포함)에 180석을 내주는 대패를 당했고, 인천 연수을에서 낙선한 민경욱 전 의원은 “선관위가 사전투표에 일반 국민의 개인정보가 수록된 불법 QR코드를 적용했다”며 선관위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보수 유튜버들도 의혹 제기에 가담하면서 보수층 유권자들은 상대적으로 사전투표에 소극적인 경향을 보였다.

조선일보·TV조선 의뢰로 칸타코리아가 지난 1~2일 시행한 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자의 사전투표 의향은 21.9%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51.9%)의 절반에 못 미쳤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들 중 23.1%는 사전투표 의향이 없는 이유로 ‘부정 투표 우려’를 꼽았다.

이와 별개로 국민의힘은 적극적으로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부산에서 사전투표를 했고 “사전투표 첫날부터 승기를 잡을 수 있도록 여러분의 열망을 표출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통계를 보면 사전투표 1일 차와 2일 차가 거의 비슷하다. 1일 차가 높게 나오면 2일 차도 높게 나온다”며 “선관위의 유권자 의식 조사, 언론의 여론조사 등을 봐도 사전투표율이 30% 이상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대한 편의성뿐 아니라 정확성을 신뢰하고 있다고 보인다. 앞서 사전투표를 해본 분들이 다시 사전투표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 대선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박빙의 판세에 따른 지지층 결집의 영향이고, 최종 투표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높은 사전투표율에 대해 “이미 마음을 정한 사람은 굳이 정해진 투표소를 찾아갈 필요 없이 편리하게 투표할 수 있는 사전투표를 할 것”이라며 “비호감 대선에서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사람들은 사전투표에 참여할 유인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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