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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北, 탄도미사일 쏜뒤 “정찰위성 개발 시험”… ICBM 도발 명분 쌓기용 ‘위장 전술’ 의심

입력 2022-03-01 03:00업데이트 2022-03-01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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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L-SAM 시험 등 이례적 공개
靑도 전날 성공 알려… 野 “선거용”
북한 노동신문이 28일 전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부착한 카메라로 촬영했다고 공개한 한반도 모습. 뉴스1 노동신문
북한이 지난달 27일 평양에서 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한 시험”이라고 28일 주장했다.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기(카메라)의 촬영 및 전송체계, 자세조종장치의 특성 및 동작 정확성 등을 확증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사일에 장착한 카메라로 촬영한 지구 모습을 공개했다.

하지만 테스트 방식 등을 볼 때 북한 주장을 그대로 믿기 힘들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쏜 미사일의 급격한 포물선 궤도(정점고도 620km, 비행거리 300km)는 과학연구를 위한 ‘관측로켓’과 매우 유사하다. 관측로켓은 초고층 대기(100km) 이상의 자외선·적외선·중력 연구 등에 활용된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탄도미사일에 위성용 카메라를 실어 이런 방식으로 성능을 테스트하는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 해상도도 조악한 수준이다. 군 관계자는 “이런 수준의 해상도는 군사적 가치가 거의 없다”며 “정찰위성용 카메라는 지상 5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해상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모라토리엄(중단) 파기를 시사한 북한이 사실상의 ICBM인 장거리로켓의 도발 명분을 축적하려는 속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0주년을 맞는 김일성 생일(4월 15일)에 맞춰 정찰위성 발사를 내세워 장거리로켓 도발을 강행할 수 있다는 것. 일각에선 북한이 유사시 핵을 실은 준중거리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고각 발사해 서울 등 수도권의 100km 이상 고도에서 터뜨려 핵전자기파(EMP) 공격을 가하는 시나리오를 테스트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정찰위성임을 주장한 이날 우리 국방부는 육·해·공군 핵심전력을 총망라한 6분 분량의 동영상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영상에는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시험발사 장면 등도 담겼다. 청와대는 전날 문재인 정부의 방위력 개선비 증가율이 역대 정부 최고치라고 밝히며 L-SAM 성공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선 “선거용 립서비스”라는 비판이 나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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