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운데)2022.2.11 사진공동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전격 단일화 제안으로 대선판이 또 한번 들썩이고 있다. 여론조사 국민경선으로 단일후보를 가리자는 제안에 국민의힘은 바로 일축했지만, 윤 후보와 안 후보가 전격 회동할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의 ‘승부수’가 정국에 미칠 파장에 이목이 쏠린다.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는 14일 당이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안 후보는 전날(13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때 했던 방식으로 전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는데 이를 두고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일화에 대한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꺼려온 안 후보가 전향적으로 나서면서 국민의힘이 꽃놀이패를 쥐었다는 것이다.
우선 국민의힘은 안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에 그것도 선제적이고 공개적으로 단일화 제안을 했다는 점에 반색한 분위기다. 그동안 민주당은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안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강조해왔고 이는 안 후보에 대한 날 선 언급을 이어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대비됐다.
하지만 안 후보가 공개적으로 윤 후보와의 단일화를 제안하면서 더이상 민주당이 안 후보에게 팔을 뻗을 가능성은 없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핵심 관계자는 뉴스1에 “민주당은 지지층을 결집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지만 우리 진영은 안 후보를 얻으면서 파이가 커진 것이다. 구도상 유리해졌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또한 그동안 ‘단일화는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안 후보가 대선을 23일 앞두고 태도를 바꾼 것 자체가 유권자들의 사표 방지 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앞으로 안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질 동력은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전날 “안 후보가 국민경선이라 지칭해 제안한 방식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오히려 역행할 위험을 안고 있다”며 “윤석열 후보와 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에서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역선택의 위험을 안고 전 국민 여론조사를 하자는 것에서 진정성이 없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다만 윤 후보가 안 후보와 일대일로 만나 담판에 나설 여지는 충분하다. 윤 후보가 여론조사 제안에 대해 “고민해보겠다. 아쉬운 점도 있다”고 했듯 안 후보의 제안을 그대로 채택할 가능성은 낮다. 대신 그 외의 방법으로 안 후보와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지지율이 초박빙이라는 현실적 요인과 함께 제1야당으로서 포용력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여론의 압박이 윤 후보를 움직일 수 있다. 안 후보가 던진 승부수를 국민의힘이 일거에 잘라내 버리는 모양새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 관계자는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며 “윤 후보가 대승적으로 안 후보와 극적인 그림을 만들어낼 가능성은 항상 있는 것이고 안 후보의 기자회견으로 그럴 가능성은 훨씬 커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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