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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윤석열·이준석, 울산서 회동…尹 “잘 쉬셨나” 李 “쉬긴요, 고생했지”

입력 2021-12-03 20:08업데이트 2021-12-0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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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대표가 3일 오후 울산 울주군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울산을 찾아 이준석 대표와 만났다. 이 대표가 당 선대위 활동을 보이콧하고 지방 행보에 나선지 4일 만이다. 선대위 구성과 활동에 대한 이견, ‘일정 패싱’ 논란 등으로 촉발된 두 사람의 갈등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자 윤 후보가 결국 직접 이 후보를 찾아간 것.

● 尹, “李, 리프레시 하러 가”→ “굉장히 만나고 싶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40분 서울 여의도 당사 후보실에서 이 대표가 있는 울산으로 출발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약속이) 확정이 안됐는데 이 대표가 울산에 있다고 하니 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제주에 머물던 이 대표를 만나기 위해 제주로 가려다가 이 대표가 이동할 예정이고 윤 후보를 만날 뜻이 없다고 밝혀 출발을 보류한 상황이었다.

윤 후보는 이날 내내 “이 대표님을 뵙고 여러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 대표를 예우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오전 당사에서 비공개 긴급 선대위 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 대표를) 굉장히 만나고 싶다”라며 “저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언제든 만나서”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를 향해 “본인도 리프레시(재충전)를 좀 했으면”, “저도 무리하게 압박하듯이 할 생각은 없다” 등의 발언을 내놓았던 것과 자세가 달라진 것. “만날 때마다 번뜩이는 (이 대표의) 아이디어에 감탄했다”고 한 윤 대표는 이 대표를 향해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젊은 당 대표”, “함께 대장정을 하는 제가 굉장히 운 좋은 사람”이라고도 했다.

다만 윤 후보는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핵심관계자)’이 자신에게 “이준석이 홍보비를 빼먹으려 한다”고 말했다는 이 대표 주장에 대해서는 “그런 얘기를 들은 사실도 없고 그런 얘기를 한 사람도 없다. (이 대표가) 바깥에서 돌아다니는 소문을 들은 것 같다”고 부인했다.

윤 후보는 물밑에서 이 대표 측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문고리 3인방’이나 ‘윤핵관’의 실체가 없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 측은 “권성동 사무총장, 장제원 윤한홍 의원 등이 3인방으로 꼽히는 것은 과도한 억측”이라는 태도지만 당 안팎에서는 계속해서 “세 사람이 윤 후보의 주변에 강한 스크럼을 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이런 작금의 상황에 대해 저도 좀 당황스럽고 제 스스로가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도 했다.


● 尹-李, ‘울산 담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대표가 3일 오후 울산 울주군 한 식당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1.12.3/뉴스1
지난달 30일부터 부산과 전북 순천과 여수, 제주 등을 찾았던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제주에서 울산으로 이동해 윤 후보와 만나기 전 김기현 원내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과 만나 1시간 10분가량 가량 면담을 했다. 이 면담에서 이 대표가 직접 자신의 생각을 적어 김 원내대표에 내미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간 이 대표의 적극적인 조력자 역할을 했던 김 원내대표는 울산 태화강 인근 대나무숲을 이 대표와 함께 걸으며 의견을 나눴다.

면담 뒤 김 원내대표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한 고민을 나누는 자리였다”고 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게 중재안을 제시했느냐’는 질문에 “(중재안이라는) 용어 자체가 부적절하다. 충분히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하고 좀 더 나은 방안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대표가 복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말씀드리는 건 신이 아니라서”라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이후 이 대표와 윤 후보와의 만찬 회동은 “저녁 식사 일정을 조금 늦춰 윤 후보가 도착한 뒤 함께 하자”는 김 원내대표의 제안에 이 대표가 동의하면서 이뤄졌다. 차량으로 울산에 도착한 윤 후보는 오후 7시반 이 대표, 김 원내대표 등과 울산 울주군의 한 언양불고기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윤 후보가 도착해 있던 이 대표와 악수를 하며 “잘 쉬었어요”라고 묻자 이 대표는 “잘 쉬긴요. 고생했지”라고 답했다. 윤 후보가 “나도 전남 순천을 한 번 가보려고 했는데, 다음에는 같이 가자”고 말하자 이 대표는 “순천 출장이 저에겐 아픈 기억”이라고 했다. 7월 30일 이 대표가 순천을 방문한 날 윤 후보가 기습적으로 입당한 일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식사에서 윤 후보와 이 대표는 허심탄회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울산=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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