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산 재미없잖아요” 발언 논란…野 “지역 비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4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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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부산 지역 일정에서 “부산은 재미없다”고 한 발언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맞붙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지역비하 DNA”라고 맹공을 펼치자 민주당은 “이 후보의 발언을 왜곡한 지역 폄훼”라고 맞섰다.

이 후보는 13일 부산 영도구의 카페에서 열린 스타트업·소셜벤처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지역균형발전의 중요성을 설명하던 도중 “부산 재미없잖아요 솔직히”라고 했다. 이 후보는 곧바로 “재미있는데 강남 같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이라며 “젊은이들은 같은 조건이면 서울로 가고 싶고, 그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려면 부산의 매력을 계속 키워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후보는 “부산 문화가 관광 자원이 상당히 우수하고 발전 가능성도 높다”며 “과거에는 부산의 고갯길이 고통이었지만 지금은 매력”이라고도 했다. 이 후보는 12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훑었다.

이 후보의 “재미없다”는 발언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지역 비하 DNA”라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 김병민 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부산 지역을 깎아내리는 발언도 충격이지만 이 후보는 강남 같아야만 재미가 있다는 자기 고백에 나선 것인가”라며 “이 후보는 지역 비하 발언에 즉각 사과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과거 “부산에 올 때마다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생각한다”는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의 발언과, “(부산 시민은) 어떻게 나라 걱정만 하시는지 한심스럽다”고 한 민주당 박재호 의원의 발언도 함께 언급하며 “이 후보는 지역비하 DNA를 계승하려 하는가”라고 성토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박형준 부산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이 재미없어 죄송하다”며 “이 분 역시 사고의 틀이 수도권 중심주의에서 한 걸음도 못 나오고 있다는 생각에 걱정스러울 따름”이라며 가세했다. 박 시장은 “부산이 재미없는 이유는 수도권 일극주의를 넘어서지 못하는 분권 실패와 균형발전 실패에 있다”며 “그것을 혁파하는 것이 이번 대선의 시대 정신임을 추신으로 붙이고 싶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의 공세에 민주당도 반박에 나섰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이소영 대변인은 “부산 지역 기업입들이 공통적으로 수도권으로의 청년 인재 유출 문제 등의 고충을 토로한 것에 이 후보가 공감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발언을 왜곡하며 지역 비하, 지역 폄훼 논란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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