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진흥기금, 스타벅스 쓰레기봉투 지원에 썼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 2021.10.6/뉴스1 © News1

식품위생과 국민의 영양수준 향상 사업에 필요한 재원 충당을 위해 설치한 식품진흥기금이 불필요한 곳으로 줄줄 새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보건복지위)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음식점 위생등급제 운영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이 제도 시행 이후 4년간 총 1만4530개 음식점을 위생 상태가 우수(매우우수, 우수, 좋음)한 업체로 선정, 총 21억200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매우우수’로 지정받은 음식점이 2017년 35%에서 2020년 77%로 급격히 증가했는데, 2019년부터 프랜차이즈 음식점들 신청이 가능해진 게 그 이유 중 하나였다는 설명이다.

강 의원에 따르면, 이들 업체에는 식품진흥기금으로 시설·설비 재보수나 융자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지원내역을 살펴보니 이와 거리가 먼 쓰레기봉투나 손소독제, 위생장갑과 같은 용품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위생등급 지정 및 운영관리 규정 제 12조에 따라 이 같은 지원을 하고 있는데, 스타벅스나 파리바게뜨, 신세계푸드 같은 대기업 점포에 이러한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고 말했다.

최근 4년간 전체 6493건 지원 건 중 스타벅스에만 628건(9.7%)을 지원했고, 지원 물품을 보면 마스크, 손세정제 등이 406건, 쓰레기봉투·위생장갑 등 126건, 상하수도료 등 기타 건이 96건이었다.

스타벅스처럼 회사에서 직영하는 곳에 이러한 예산 지원은 불필요한 예산 낭비라는 게 강 의원의 설명이다.

강 의원은 “이러한 운영실태를 보면서 한편으로 보편적 복지의 축소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스타벅스와 같은 직영 지점에 용돈정도 쥐어주는 것이 올바른 행정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강기윤 의원은 “식품진흥기금을 올바르게 집행하기 위해 정말 우수한 업체에 지원을 듬뿍 해 줄 수 있도록 제도를 내실화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