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HF “사업성 무난” 화천대유 전액 보증…李측 “높은 리스크”와 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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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PF보증 심사 보고서 입수
주택금융公, 화천대유가 신청한 2664억원 PF보증 전액 승인
“3개월내 100% 분양 무난 할것…20% 미분양에도 수익 발생 구조”
李측 그동안 “성공 장담 못하는 사업…화천대유, 위험 감수해 큰 수익”
‘경영실권자’로 김만배 기재

2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지구에서 시행사 격인 ‘성남의뜰’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교통 안내를 하고 있다. ‘성남의뜰’에 출자한 화천대유는 막대한 수익을 얻어 특혜 의혹에 휩싸여 있다. 성남=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지구에서 시행사 격인 ‘성남의뜰’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교통 안내를 하고 있다. ‘성남의뜰’에 출자한 화천대유는 막대한 수익을 얻어 특혜 의혹에 휩싸여 있다. 성남=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도하는 대장도시개발지구에 위치해 입지 여건과 가격 경쟁력이 양호하다. 지원 시 사업수행이 무난(준공 및 보증전액 해지)할 것으로 판단돼 신청한 대로 처리하고자 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신청한 2664억 원대 프로젝트금융(PF) 보증을 전액 승인하면서 해당 사업에서 20%가량 미분양이 나더라도 수익성이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이 화천대유가 대장동 사업에서 거둔 수천억 원의 이익에 대해 “높은 리스크를 감수한 결과”라고 한 것과는 다른 정황이다.

26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주택금융공사의 프로젝트금융보증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2018년 8월 대장지구 대지비, 기타사업비 등 명목으로 2664억 원에 대한 PF 보증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대장지구 A1블록(10개동 529채) 1422억 원, A2블록(8개동 445채) 1242억 원을 대상으로 한 보증심사위원회가 개최됐다. 화천대유가 하나, 농협, 기업, 수협은행 4곳에 연이율 4%로 2600억 원대 PF를 받는 데 대한 보증신청 건이었다. 시공사는 대우건설이다.

주택금융공사는 같은 해 9월 PF 보증심사안 문건에서 “(해당) 사업지는 판교테크노밸리와 판교제2테크노밸리에 인접한 배후 주거지구로 주요 도로망을 통해 서울 강남, 판교 및 분당으로 이동이 용이하다”며 “3개월 내 100% 분양률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손익분기점 분양률은 86.9%인데, 분양률이 80%일 때는 미분양분(20%)을 10% 할인분양하더라도 356억 원(수익률 11.3%)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로 사업성은 무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위험성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실제로 대장지구 사업장은 주택금융공사 심사 보고서 평가에서 주거환경 편의시설 개발가능성 단지여건 항목에서는 최우수 판정을, 교통과 교육 항목에서는 우수 판정을 받았다. 또 주택금융공사는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대해서는 “사업약정의 주요 내용 등으로 보아 준공 및 보증 해지 리스크가 낮다”고 평가했다.

당초 이 지사 측은 그간 “대장지구 사업에 리스크가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이재명 캠프는 “화천대유 입장에서는 PF 소요자금 350억 원에 대한 리스크를 부담하고, PF 대출금 7000억 원에 대한 상환 리스크를 부담한다”며 대장지구 개발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었다고 해왔다. 결과적으로 화천대유가 대장지구 개발사업으로 큰 이익을 거뒀지만, 사업 추진 단계에서는 높은 위험이 있었고 화천대유가 그 위험을 감수해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주택금융공사는 “사업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도하는 대장지구에 있어 입지여건이 양호하다. 신청 원안대로 처리하겠다” 등의 평가와 함께 2600억 원대 보증 신청을 전액 승인해줬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도한다는 점 등이 평가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 점에선 수익은 민간이, 위험은 공공기관이 부담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심사보고서에 담긴 화천대유 소개 자료에는 경제지 부국장을 지낸 김만배 씨가 지분 100%의 최대주주이자 사실상 기업을 지배하는 ‘경영실권자’로 기재됐다. 김 씨 경력으로는 통신사, 경제지 근무 경력이 담겼다. 김 씨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화천대유의) 대주주일 뿐 경영에 관여 안 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보증 승인에 대해 주택금융공사는 “보증 요건을 충족한 정상적인 절차였다”고 설명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화천대유#이재명#한국주택금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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