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尹정리’ 녹취록 왜곡, 전체파일 공개를” 이준석 “그냥 딱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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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주자-당대표 ‘녹취록 충돌’ 2라운드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리’ 발언을 두고 공방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오후 6시까지 나와 통화한 녹음 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왼쪽 사진). 이 대표가 
전날 통화 내용을 공개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이 대표. 사진공동취재단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리’ 발언을 두고 공방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오후 6시까지 나와 통화한 녹음 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왼쪽 사진). 이 대표가 전날 통화 내용을 공개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이 대표. 사진공동취재단
“제 기억과 양심을 걸고 책임지겠다.”(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그냥 딱합니다.”(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당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곧 정리’ 발언 논란과 관련해 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녹취록 공방’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가 뉘앙스를 왜곡했다”며 녹음 파일 공개를 요구했고 이 대표가 이를 거부했다. 당 대표와 대선주자 간 유례없는 충돌에 당내 갈등까지 확산되면서 국민의힘은 자중지란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 이준석-원희룡 녹취록 두고 정면충돌

이 대표는 17일 밤늦게 페이스북을 통해 원 전 지사와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 일부를 공개했다. 이 대표가 음성 텍스트 변환 애플리케이션인 ‘클로바노트’를 사용해 공개한 내용에는 ‘저거 곧 정리됩니다’라는 표현이 담겨 있다. 앞서 원 전 지사는 “이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금방 정리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주장한 반면에 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의 갈등 상황이 곧 정리될 것’이라는 뜻”이라며 맞섰다.

원 전 지사는 18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인공지능 녹취록을 교묘하게 풀어서 뉘앙스를 비틀어 왜곡하고 있다”며 “녹취록이 아닌 통화 녹음 파일 전체를 오늘 오후 6시까지 공개하라”고 했다. 이 대표가 “응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일축하자 원 전 지사는 오후 7시경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자신의 잘못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비공개 의총서 ‘이준석 성토’ 잇따라


이날 야당 몫 국회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선출을 두고 진행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성토가 터져 나왔다.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이 공개 발언 도중 “이 대표를 흔들지 말아 달라”고 하자 박대출 곽상도 김정재 의원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김기현 원내대표가 다급히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지만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도 김태흠 의원은 “이 대표가 당내 분란을 야기하면서 대여 투쟁에는 소홀하다”는 취지로, 윤 전 총장을 돕고 있는 윤한홍 의원도 “당원들 사이에서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이 엄청나다”고 성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 간의 대립이 이어지자 김 원내대표가 “이 대표가 없으면 우리가 아무리 잘해도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중재하면서 논쟁이 가까스로 마무리됐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공개한 녹취록 내용 중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벌어졌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tbs 라디오에서 “여의도연구원은 정책 연구기관이라서 개인의 이름을 넣어서 조사하진 않는다”며 “공천 등을 제외하고 평소에 대선주자를 조사한다든가 그런 걸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하태경 “원희룡 후보 사퇴해야”


‘윤석열 곧 정리’ 발언 논란을 촉발시킨 원 전 지사에 대한 당내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원 전 지사를 두고 “차기 당 대표를 노린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원 전 지사가 당내 분란을 부추기는 저의는 뭔가, 당 대표를 몰아내고 전당대회라도 나올 생각인가”라면서 “대선 후보를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의원도 “참 유치하다.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원 전 지사는 “윤석열 편들기도 아니고 원희룡 홍보도 아닌 우리의 경선을 구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반박했다.

당내 갈등이 이어지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 조태용,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김웅 김예지 신원식 유경준 등 초선 의원 7명은 성명을 통해 “오늘부로 모두 묻고 함께 미래로 가자”며 “그 일에 당 지도부와 경선 후보들이 앞장서 달라”고 요구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원희룡#녹취록#이준석#녹취록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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