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지점 앞쪽에 간부 배치, 시험사격한 해병 대대장

신규진 기자 입력 2021-08-03 03:00수정 2021-08-0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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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앞 10m에 10여명 배치
“탄피 수량 안맞는다” 이유로 지시… 내부 제보받은 사단 서면경고 그쳐
해병대 “사격지점 3m 아래” 주장… 軍내부 “있을 수 없는 일” 비판
해당 대대장 관용차 투어 등 의혹도
해병대 대대장이 지난해 말 탄피를 찾겠다는 이유로 사격장에서 사로(射路) 우측 전방에 간부들을 배치한 채 시험사격을 실시해 서면 경고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훈련 중에서도 가장 엄격하게 다뤄져야 할 사격 훈련이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진행됐다는 비판이 군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부대 기강을 다잡아야 할 지휘관이 부대원의 폭로로 구설에 오르자 해병대 수뇌부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2일 해병대와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게재된 제보 내용을 종합하면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A 대대장(중령)은 지난해 11월 부대 인근 세계리 사격장에서 사격 지점으로부터 오른쪽 앞으로 10m 떨어진 지점에 부사관 10여 명을 배치하고 시험사격을 실시했다. 경사진 사격장 특성상 부사관들은 사격 지점보다 3m 아래 지대에 있었다고 해병대는 설명했다.

이날 400여 명의 부대원 사격훈련을 마친 뒤 탄피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수량이 맞지 않자 탄피가 떨어지는 지점을 추정하기 위해 추가로 시험사격 차원에서 한 부대원이 두 발을 발사하면서 이런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부대는 탄피를 모두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부대 내 소통함을 통해 제보를 받은 해당 사단은 같은 해 12월 A 대대장에게 서면 경고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위험천만한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었던 지휘관의 안일한 판단에 대한 징계치곤 가볍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직선 위치는 아니었지만 전방에 인원을 배치한 상태에서 사격을 한 데 대해 군 내부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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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A 대대장은 올해 6월엔 남은 공포탄을 소비하라는 이유로 사격장이 아닌 낙하산 강하장에서 공포탄을 발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도 드러나 대대가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다. 군 관계자는 “연간 사격 계획에 따라 탄 소비를 해야 하는데 잔여분을 반납하지 않기 위해 이런 지시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해당 부대원으로 추정되는 제보자는 A 대대장이 지난해 제주에서 진행된 신속기동부대 임무 수행 기간 중 휴일에 관용 차량을 이용해 올레길 전 구간 투어를 했고 올해 4월 합동상륙훈련 땐 부대원들에게 보급 식량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챙기지 말라고 지시해 놓고 혼자 초밥을 사다 먹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많은 비행 사실을 제보했는데 계속 대대장 자리에 앉아 있다”고 했다.

해당 사단 법무실 조사에서 A 대대장은 제주 파견 훈련 당시 올레길 투어 의혹에 대해 “지형 정찰을 위한 목적”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 측은 “비정상적인 지휘 행위의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자와 부대에 대해 엄정하고 적법하게 처리하고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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