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 안되는 ‘李李 갈등’… 與내부 “서로 선넘어 당원들도 두쪽”

김지현 기자 입력 2021-07-28 03:00수정 2021-07-28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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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원팀 협약 앞두고 격한 공방
이낙연 “DJ 지역주의에 피의 절규” 광주서 이재명 백제 발언 직격
이재명측 “되레 지역주의 망령 소환, 盧탄핵 찬성 후보 적통명분 없어”
“감정싸움 지나치면 결합 힘들어 친이-친박 못지않은 분열 우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7일 경기도청에서 7월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의 난타전이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당 지도부와 선거관리위원회는 “자해적 네거티브 공방을 자제하라”며 28일 ‘원팀 협약식’을 열기로 했지만 양측은 TV토론 하루 전날까지도 원색적인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를 두고 여권 내에서는 “자칫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당시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갈등 못지않은 분열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아무리 치열한 경선 경쟁이라 해도 서로 건드리면 안 되는 마지노선이 있는데 최근 불거진 탄핵 공방과 지역주의 논란 모두 그 선을 넘은 것 같다”고 했다.

○ “선의를 악의로 갚아” vs “피 맺힌 절규 기억”
이틀째 호남 행보를 이어간 이 전 대표는 27일 광주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지역 간 생채기를 덧내는 것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며 이 지사의 ‘백제 발언’을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역 구도를 이용하는 대통령 자리라면 천 번이라도 사양하겠다고 수차례 말했다. 그 어르신의 피 맺힌 절규를 저는 잘 기억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 지사 캠프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가 잘되는 것이 호남과 대한민국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말의 일부를 떼어내 지역주의 조장으로 몰고 갔다”며 “이 지사의 선의를 악의로 갚는 과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 캠프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도 페이스북에 2016년 이 전 대표가 “호남 사람이 전국 조직의 (농협) 중앙회장으로 선출되기는 몹시 어렵다”고 적은 글을 공유하며 가세했다. 그는 “(백제 발언과) 같은 취지의 덕담”이라며 “결국 발언이 문제가 아니라 지역주의 망령을 불러일으켜서라도 선거에서 작은 이득이라도 보려고 하는 얄팍한 선거 전략이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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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지사 측은 ‘탄핵 논란’으로 맞불을 이어갔다. 김영진 의원은 “정치적으로 불리한 때나 자기 논리를 합리화하기 위해 세 분의 대통령을 소환하는 것은 대단히 나쁜 형태의 네거티브”라며 “(이 전 대표가) 탄핵에 찬성했다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적통 후보로서 정당성과 명분에 근거가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총리 시절에 대해서도 “스스로의 발광체가 아니라 문 대통령 우산 아래서 일해 오면서 쌓인 지지율”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주거 정책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일 네거티브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두 주자는 28일 본경선 첫 TV토론에서 또다시 일전을 벌인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에 이 전 대표 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인 최인호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정치적 양심을 걸고 반대했다고 수차례 밝힌 것을 거짓말로 몰고 가고, 노 전 대통령까지 소환해 네거티브 하는 것에 대해 대통령을 모신 비서 출신으로서 상당히 유감”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이 지사야말로 노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어려웠을 때 공격하는 언행을 주도했던 분”이라고 했다.


○ 마땅한 중재 세력도 없어
양측 간 감정적 대립이 과열되자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호남 지역의 한 의원은 “노 전 대통령 탄핵과 ‘호남불가론’ 모두 당원에겐 아픈 상처”라며 “이렇게까지 감정적으로 부딪치면 본선에 가서 어떻게 화학적 결합이 이뤄질 수 있겠냐”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지역 내 당원들까지 절반으로 쪼개진 탓에 경선과 관련해 뭐라 말을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최근 공방에 대해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둘 다 반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권에서는 브레이크 없는 양측의 질주에 제동을 걸 마땅한 중재자가 없다는 점도 사태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대선 후보 경선은 당 대표가 총괄하지만, 5월 전당대회에서 신승을 거둔 송영길 대표의 당 장악력이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송 대표가 2위와 불과 0.59%포인트 차로 이긴 데다 당 대표 취임 이후에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의원들의 거센 공격을 받았다”며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정계를 떠났고, 이해찬 전 대표는 사실상 이 지사 쪽으로 기울었기 때문에 양측 중재에 나설 수 있는 원로급 인사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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