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대깨문, 안일한 생각땐 文대통령 못지켜”, 친문 “이재명 대변인이냐… 당대표 사퇴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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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층 이재명 공격 비판하자
정세균 “당대표가 지지자 비하”
宋 “윤석열 가장 불공정하게 출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친문(친문재인) 열성 지지층을 일컫는 ‘대깨문’을 언급해 여권 내부에서 논란이 일었다. ‘대깨문’은 정치권에서 ‘머리가 깨져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송 대표는 5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친문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강력히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있다”는 질문에 “당내에는 누가 (후보가) 되면 절대 안 된다며 차라리 야당을 찍겠다는 일부 극단 지지자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말에 일부 친노(노무현) 세력이 정동영 후보를 안 찍었고 500만 표 차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다”고 말했다. 이어 “소위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순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일부 친문 열성 지지층이 이 지사 공격에 나서고 있는 상황을 비판하면서 ‘대깨문’ 용어를 쓴 것.

당내에선 반발이 쏟아졌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송 대표가 공적인 자리에서 당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용어를 사용했다”며 “이유 불문하고 즉각 사과하라”고 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도 “송 대표는 당원들께 사과하고 당 대표로서 공정한 경선 관리를 수행해주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송영길은 이재명 대변인이냐” “어떤 여당 대표가 대통령 지지자를 비하하고 모욕하나” “당 대표 직을 사퇴하라” 등 항의성 게시글이 빗발쳤다. 논란이 확산되자 송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깨문’에 대해 “(2017년 대선에서) 우리 지지층이 스스로 각오를 다지고 주변의 투표 독려를 위해 만든 용어”라며 “발언 취지는 특정 후보를 배제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송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권에서 가장 불공정하게 특혜를 받아 출세한 사람”이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재차 성토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영국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거론하며 윤 전 총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스코틀랜드 맹장 맥베스는 세 명의 마녀로부터 왕이 될 것이란 예언을 듣고 혹한다. 권력욕에 휩싸인 부부는 점점 광기에 휩싸인다”며 “맥베스 부부의 최후? 굳이 적지 않겠다”고 썼다. 맥베스 부부는 호의를 베풀었던 왕을 죽인 뒤 왕위를 찬탈했지만 결국 왕위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파멸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송영길#대깨문#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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