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친문 문자폭탄에 “1000개쯤 차단하면 안와”

허동준 기자 입력 2021-04-21 03:00수정 2021-04-21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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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20일 국회 앞 한 호텔에서 열린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러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의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한동안 침묵을 지켰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여의도 행보를 재개했다. 이 지사는 당 안팎에서 이어지는 쇄신 요구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부동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내며 유력 대선 주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텔에서 열린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국회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지사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의원 41명이 공동 주최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중 노웅래 정성호 김영진 소병훈 임종성 의원 등 10여 명은 직접 행사장을 찾았다.

이 지사는 행사 후 호텔 로비에서 25분 동안 선 상태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나눴다. 향후 대선 행보를 묻는 질문에는 “(여권의 선거 패배로) 정말 깊이 반성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지금 해야 할 일은 낮은 자세로 주권자를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의 면담 후 기자들의 질문엔 “부모가 사랑하는 자식이 잘되라고 심하게 질책하고 훈계하는 것과 같은 것 아니겠는가”라고 답했다.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로서 당 안팎의 쇄신과 반성 요구에 동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요 현안에 있어서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구분되는 본인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최대 현안인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실주거용 1주택 또는 2주택에 대해서는 생필품에 준하는 보호를 해야 한다”며 “수도권 사는 사람들이 (지방에) 별장을 만들어서 주말에 실제로 이용한다면 제재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다주택자 규제에 힘을 싣고 있는 당정과는 다른 견해를 내놓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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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친문(친문재인) 열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의견 표명 방식이 폭력적이거나 상례를 벗어난 경우는 옳지 않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어 “민주당 권리당원이 80만 명, 일반당원까지 300만 명에 달한다고 하는데 (문자폭탄 보내는 당원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라며 “과잉 대표되는 측면이 있고 과잉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눈 감으면 아무것도 없다. (휴대전화 번호를) 1000개쯤 차단하면 (문자가) 안 들어온다고 한다”며 웃어넘기기도 했다.

약 2주 만에 정치권 행보를 재개한 이 지사가 민주당과는 다른 자신만의 색깔을 강조하고 나서자 민주당 내에서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대선 주자 행보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 지사는 다음 달 12일에도 부동산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른바 ‘이재명계’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를 내지 않고 대선 준비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달 2일 전당대회 이후 본격적으로 대선 정국이 펼쳐지는 만큼 이 지사의 움직임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이재명#경기도지사#문자 폭탄#대선 주자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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