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쏜 날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속내는?

뉴스1 입력 2021-04-07 06:49수정 2021-04-07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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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북한 인공기(가운데)가 다른 참가국 국기와 함게 선수촌에 게양돼 있는 모습… 2018.2.1/뉴스1 © News1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 소재 해군사관학교에서 만난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맨 앞줄 왼쪽부터).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트위터) 2021.4.3/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평양 보통강변의 800세대 다락식주택구 건설 예정지를 현지지도 했다고 1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뉴스1
북한이 올해 첫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한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올림픽(7월 예정) 불참까지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발행보를 수위를 높여가며 남북대화의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뜻이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당국은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의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을 들고 있는 상황. 그러나 북한 당국이 2018년 10월 스웨덴에서 진행된 비핵화 관련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미국을 향해 적대시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자발적 고립’ 행보를 계속해온 사실을 감안할 때 “올림픽 불참 결정도 그 연장선상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우리 정부가 이번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과 미국·일본 간의 4자 정상회담 개최를 모색하고 있다는 등의 보도가 나왔던 사실을 감안할 때, 북한의 올림픽 불참 결정은 ‘대화’ 가능성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조치란 점에서 한반도 정세를 한층 더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앞두고 탄도미사일 쏘며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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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달 25일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신형 전술유도탄) 2발을 시험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금지돼 있는 사항으로서 미국·일본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들도 즉각 반발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쏜 건 올 1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주권 국가의 당당한 자위권에 속하는 행동”(리병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이라고 주장했으며, 특히 안보리 차원의 대응 움직임에 대해선 “명백한 2중 기준”(조철수 외무성 국제기구국장)이라며 비판했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사국들도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하고 있는데 유독 자신들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이라고 지적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미국산 앵무새”란 험담을 퍼붓기도 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달 15일자 담화에선 당시 진행 중이던 올 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을 문제 삼아 “전쟁연습과 대화, 적대와 협력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며 남북관계 단절을 예고했었다.

이 같은 일련의 김 부부장 명의 담화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와 관련해 우리 측에 ‘미국 편들기를 그만 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 대북정책 재검토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북한에 대한 압박을 토대로 대화를 유도하는 ‘원칙적 외교’(principled diplomacy)를 추구할 것”(김진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이란 전망이 많다.

실제로 미 백악관은 이달 2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뒤 언론발표문에서 북한 비핵화를 “공동의 안보 목표”로 제시하며 안보리 제재결의의 완전한 이행 등에 3국이 협력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3일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북한이 합리적인 안보 관심사”를 언급하며 “대화·협상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강조한 것과 비교했을 때, 대북문제에 관한 미국의 시각은 ‘위협’ 쪽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뒤엔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 공개

북한은 이번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를 전후로는 우려했던 무력도발도, 각국에 대한 비난성 담화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했던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귀국한 5일 북한 체육성 ‘조선체육’ 홈페이지를 통해 ‘3월25일 북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도쿄올림픽 불참이 결정됐다’고 뒤늦게 알렸다. 이번 안보실장 회의 결과를 지켜보며 발표 시기를 저울질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선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을 최우선 대북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정권과 ‘마주하기 싫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북한 김 총비서와의 정상회담을 열어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언론발표문에도 납북자 문제 해결에 관한 내용이 들어갔다.

특히 일본 정부는 2006년 북한의 제1차 핵실험 등을 계기로 북한 화물여객선 ‘만경봉’호의 일본 입항을 불허한 이래로 무력도발이 있을 때마다 안보리 차원의 제재에 더해 북한 국적자 입국금지 등 독자적인 대북제재 조치를 강화해왔다. 일본 정부는 6일 독자 대북제재를 예고했던대로 2년 더 연장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도발과 올림픽 불참 결정을 굳이 연관 지어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북한은 코로나19 방역대책의 일환으로 작년 1월 말부터 1년 넘게 ‘국경봉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중국산 원자재와 각종 물품 수입이 중단되면서 북한의 경제·민생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김 총비서가 올 들어 경제행보 등 ‘내치’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정말 코로나19 때문에 올림픽 불참을 결정했을 수도 있다”며 “북한은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도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 대응에 쫓기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고 전했다.

마스조에 요이치 전 일본 후생노동상도 생필품 등 물자부족 때문에 북한 주재 외교관과 국제기구 직원들이 대거 평양을 떠난 사실을 들어 “북한은 경제파탄 상태에 있다. 핵무기 개발도 계속하고 있으니 어쨌든 올림픽에 쓸 돈은 없을 것”이란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북한은 1972년 독일 뮌헨올림픽 이후 1984년 미국 로스엔젤레스(LA) 올림픽과 1988년 서울 올림픽 등 2차례를 제외하곤 모든 하계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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