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이 먼저다’ 백드롭 건 국민의힘 “정부, 방역정책 파산 선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2.14/뉴스1 © News1

국민의힘은 14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과 관련, “사실상 정부가 방역정책의 파산을 선언했다”며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특히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의가 열리는 국회 회의장 백드롭(배경 현수막)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구호 ‘사람이 먼저다’를 패러디한 ‘백신이 먼저다’라는 문구를 내걸고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확보 대책을 비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코로나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국민이 혼란에 빠졌다”며 “대통령은 일주일을 예견하지 못하는 발언을 하는데 국민은 이제 무엇을 믿어야 할지 상당히 의아해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정부가 자랑하는 K방역이라는 것은 이제 한계에 봉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백신과 관련, 대통령은 지난 3월 백신 개발을 공언했는데 백신 개발 진행 상황에 대해 국민에게 소상히 보고해야 한다”며 “미국, 영국 등은 이미 접종을 시작했는데 우리는 백신 개발도, 구매도 제대로 안 되는지 국민적인 궁금증에 답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방역실패에 대해 국민에 충분한 사죄를 하고 지금이라도 백신 확보를 위해 우방국과 외교적 협조 또는 제3의 백신개발 제약사와 조기협상 등 백신 확보를 위해 국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우리는 백신 확보에 대한 문제점, 의혹의 진상을 밝히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실체도 없는 K방역을 자랑하고 홍보하느라 1200억원 이상 쓰면서 정작 코로나 종식에 필요한 조치는 제대로 안 한 것이 드러났다”며 “백신이 준비돼 있다고 하더니 다른 나라들이 접종을 시작하는데, (우리는) 내년 2월, 3월을 말한다. 그것도 그때가 되면 다행이겠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사협회가 파업했다고, 의대생들이 시험을 안 쳤다고 정부가 오기를 보이는 상황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뿐이다”며 “지금이라도 의사국시를 시행해 2000명 넘는 인력을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우리 정부가 K방역 홍보에 목을 맬 때 다른 국가들은 백신 확보에 매달렸다”며 “국민이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것은 코로나 종식 로드맵(단계별 이행안)이고, 대통령이 내놓아야 할 메시지는 ‘터널의 끝이 보인다’가 아닌, 구체적인 대안”이라고 비판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문 대통령은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는 유체이탈 화법으로 국민의 염장을 지를 게 아니라 국민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며 “10일 중대본이 방역수칙을 지키며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모순된 발표를 했다. 사실상 정부는 방역 정책의 파산 선언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번 주 중 코로나 백신 접종이 이뤄진다. 다만 대상은 우리 국민이 아니라 주한 미군”이라며 “우리 국민이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 두루뭉술 넘어갔던 코로나 백신 계약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낱낱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아 비대위원도 “K방역을 믿고 정부에 의지했지만, 이번에도 정부의 말을 반대로 받아들였어야 했다. 코로나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대응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고 밝혔다.

김병민 비대위원은 정세균 국무총리를 향해 “방역 최전선에 있어야 할 총리마저도 쇼에 뒤질세라 ‘총리식당’ 방송 주인공이 됐다”며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지 참담하다. 총리 관심사는 코로나 위기 극복이 아닌, 지지율을 높이는데 쏠려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