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장이 ‘우병우’라면 어떨지 생각해 보라”고 민주당에 쓴소리를 하자 민주당 최고위원인 신동근 의원이 “검사 본색 DNA를 드러냈다”고 발끈했다.
금 전 의원은 ‘인신공격 말고, 제가 낸 질문에 답을 하라’며 재차 같은 질문을 던졌다.
두 사람의 설전은 8일 금 전 의원의 페이스북 글로 시작됐다.
금 전 의원은 “어떤 제도의 변경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판단하려면 그 제도가 없던 시기에 대입해 보면 된다”며 “만약 민주당이 강행하려는 공수처법 개정안이 박근혜 정부 시절에 있었다면”이라는 가정의 전제를 깔았다.
이어 “(그랬다면)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공수처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 판사들과 검사들에 대한 수사권과 공소권을 휘두르면서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하고 검찰을 정적 탄압에 동원하는 일이 생긴다면 도대체 어떤 견제장치가 있는가? 사찰기관으로 변질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나?”라고 물었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은 제발 잠깐 멈춰서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우병우법’을 만들어놓고 검찰개혁했다고 환호작약하는 게 세상에 말이 되나? 판사, 검사에 대해 수사와 기소를 할 수 있는 권력기관을 만들고 그 책임자를 사실상 대통령 마음대로 임명할 수 있게 하는 법은 독재국가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질타했다.
신동근 “금태섭이 검사 본색 드러내…상속 전문 변호사나 해”
그러자 민주당 최고위원인 신동근 의원은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도둑 눈에는 도둑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 본색에 따라 선입견을 갖고 세상을 바라본다는 뜻이다”며 “금태섭 전 의원이 공수처법을 ‘우병우법’이라고 말했다. 검사를 그만둔지 오래지만 검사 본색의 DNA는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답했다.
신 의원은 “그(금태섭)의 실존이 검찰이라는 행성을 빙빙 도는 위성임을 보여줬다. 그러지 않고서야 공수처법을 우병우법이라고 망언 내뱉을 수 없다. 검사 본색으로 뼛속까지 공수처 반대주의자인 그가 왜 민주당에 들어와 공천 신청을 하고 국회의원까지 했는지”라고 비난했다.
이어 “혹시 민주당이든 안철수든 자신의 정치적 출세를 위해 (민주당을) 일시적으로 거쳐 가는 정거장 정도로 수단시했던 것은 아닌가 의구심이 들기도 하다. 탈당 후 얼마 안 지나 태연히 서울시장 출마의 뜻을 밝혔을 때는 괴기스럽다는 느낌을 갖기도 했다”고 공세를 폈다.
그러면서 “(금태섭은) 정치를 하기보다는 증여, 상속 전문 변호사를 하는 게 본인에게 더 좋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금태섭 “출신 따지는 인신공격이 진보?...질문에 답을 해줬으면”
금 전 의원은 곧바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인신공격이야 웃어넘길 수 있지만, 제가 정작 걱정스러웠던 것은 신동근 의원님 발언 어디를 찾아봐도 제가 제기한 문제에 대한 답변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금 전 의원은 “토론과 이성을 회피하고 출신 성분을 따지거나 인신공격으로 상대의 목소리를 눌러버리려는 것은 결코 진보의 모습이 아니다”며 “저는 (공수처법) 위험성을 지적했을 뿐이다. 존경하는 신동근 의원님이 여기에 대해서 제대로 된 답변을 주시기를 기대한다. 다시 질문을 드려보겠다”고 썼다.
그러면서 “▲ 판사, 검사에 대해서 수사권, 기소권을 독점하는 권력기관이 세계 어느 나라에 있는가. ▲ 야당의 비토권마저 삭제했으니 권위주의 정권에서 이상한 사람을(우병우를 예로 들었음) 임명해서 사법부의 독립과 검찰의 중립성을 훼손하려고 할 때 막을 수 있는 견제장치가 있는가?”라고 다시 질문했다.
이어 거듭 “반대의 목소리에 대해서 인신공격으로 대응하는 것은 진보가 아니다”고 덧붙이며 “스스로는 진보라고 여기실 신동근 의원님께서도 진지하고 실질적인 답변을 주시리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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