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도 거센 北 규탄… “한국 정부, 이젠 대북전략 고쳐야”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0-09-26 03:00수정 2020-09-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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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우리 국민 사살]“유엔차원 진상조사 요구” 촉구도
국제인권단체 “야만적 국제법위반”
美국무부 “北사과, 도움되는 조치”
당초 ‘강경대응’서 일부 수정한듯
해외의 인권단체와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 공무원을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행위를 “야만적인 국제법 위반 범죄행위”라며 거세게 규탄했다. 다만 북한이 신속하게 사과를 한 것에 대해 미 국무부는 “도움이 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전직 미 고위 관계자들은 한국 정부가 대북 유화정책 기조를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버타 코언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24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에 “한국 정부가 북한 정권의 본질을 깨닫고 대북 정책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무법행위를 보여주는 두드러진 사례이자 인간의 모든 권리 중 가장 신성하고 궁극적인 생명권을 노골적으로 침해하는 범죄행위”라며 “한국 정부가 유엔 및 세계보건기구(WHO)에 진상조사와 협력을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얼마나 불성실한 태도로 임하는지 알 수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한국 정부가 교훈을 얻기 바란다고 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는 정책 및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가세했다.

북한의 국제법 위반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날 동아일보에 보낸 성명 및 통화에서 “김정은 정권 차원의 비인간적, 반인륜적 살해행위이며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예방’하겠다며 사람을 죽이는 나라는 북한뿐”이라며 “김씨 일가에 의한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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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역시 “편집증적이고 야만적인 국제법 위반 범죄행위”라고 가세했다. 국제앰네스티,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다른 인권단체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VOA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 정부가 이번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고 ICJ에 제소하는 일 또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회부 여부에 관계없이 북한이 국제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음을 공식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당초 24일 동아일보 질의에 “우리의 동맹인 한국의 규탄 및 북한의 완전한 해명을 요구하는 한국의 촉구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대북 강경 대응에 힘을 실어 주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사건에 관해 한국에 유감을 표명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북한이 한국에 사과 및 설명을 한 것을 안다. 이는 도움이 되는 조치”라는 추가 입장을 냈다. 북한의 이례적 사과가 신속하게 나오자 태도를 일부 수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외신도 김 위원장의 사과를 속보로 긴급히 전했다. 미 뉴욕타임스(NYT), 영국 BBC 등은 “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참회 표현을 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북한#우리 국민 사살#국제인권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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