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 “XX자식” 말한 이해찬에 “기자들 비하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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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13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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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한국기자협회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서 취재진에게 거친 막말을 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13일 성명을 내고 “이 대표와 박 시장은 40년 지기로 우정을 쌓아 왔다고 할 만큼 이 대표의 슬픔이 클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 대표는 집권당을 대표하는 공인”이라며 “기자의 질문에 사적 감정을 개입시켜 과격한 언행으로 대응하는 것은 분명 적절치 못한 처사였다”고 밝혔다.

이어 “공인에 대한 언행은 국민의 관심사”라며 “기자는 국민의 알권리와 사회 정의를 위해 취재하고 보도한다. 이번 취재 장소가 질문 내용에는 다소 부적절한 곳일 수도 있지만 기자가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서까지 질문하는 이유는 진영이나 이념의 논리가 아닌 진실을 보도할 책무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인에 대한 명예회복 차원에서라도 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사실 그대로 밝히면 될 일이었다”며 “저속한 비어를 사용하면서 취재 기자에게 모욕을 준 것은 기자들에 대한 명예를 훼손한 것이자 또 다른 비하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10일 박 전 시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고인에 대한 의혹 대응 계획을 묻는 취재 기자를 향해 ‘××자식’이라고 쏘아붙였다. 논란이 일자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해당 기자의 소속 언론사에 전화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협회는 “당 대표의 잘못에 수석대변인이 사과를 한 것은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며 “우리는 이해찬 대표의 진심 어린 사과와 결자해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강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가 박 시장 고소인에 대해 “위로를 전한다”며 “이런 일에 이르게 된 것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다음은 한국기자협회 성명 전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진심 어린 사과를 촉구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대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기자에 대해 욕설을 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최근 제기된 故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고인에 대한 의혹과 관련 당 차원에서 대응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던 취재기자를 쏘아본 뒤 인터뷰를 마치고 부적절한 욕설을 사용했다.

이해찬 대표와 故 박원순 시장은 40년 지기로 우정을 쌓아 왔다고 한다. 그만큼 이해찬 대표의 슬픔이 클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집권당을 대표하는 공인이다. 기자의 질문에 사적 감정을 개입시켜 과격한 언행으로 대응하는 것은 분명 적절치 못한 처사였다.

공인에 대한 언행은 국민의 관심사다. 그리고 기자는 국민의 알권리와 사회 정의를 위해 취재하고 보도한다. 이번 취재 장소가 질문 내용에는 다소 부적절한 곳일 수도 있지만 기자가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서까지 질문하는 이유는 진영이나 이념의 논리가 아닌 진실을 보도할 책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해찬 대표 또한 공인으로서 고인에 대한 명예회복 차원에서라도 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사실 그대로 밝히면 될 일이었다. 그럼에도 저속한 비어를 사용하면서 취재 기자에게 모욕을 준 것은 기자들에 대한 명예를 훼손한 것이자 또 다른 비하 발언에 다름 아니다.

물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욕설과 관련해 강훈식 수석대변인이 사과를 했다. 그러나 당 대표의 잘못에 수석대변인이 사과를 한 것은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해찬 대표의 진심어린 사과와 결자해지를 촉구한다.

2020년 7월13일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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