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3전 4기’언급하며 울먹…“잘하고 싶었는데, 기대 저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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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4월 23일 13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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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갑작스럽게 사퇴한 오거돈 부산시장은 3전4기 끝에 지난 지방선거에서 23년 보수 텃밭 아성을 무너뜨리며 당선돼 더 주목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3전 4기의 과정을 거쳐 시장이 된 이후 잘 해내고 싶었다”며 울먹였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제14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생활을 시작한 오 시장은 부산시 정무부시장, 행정부시장, 시장권한 대행 등을 역임하며 부산시 행정을 이끌어왔다. 또 한국해양대 총장, 세계해사대학 이사, 세계해사대학총장협의회 의장, (사)대한민국해양연맹 총재 등을 역임한 해양수산분야 전문가로 꼽혔다.

오 시장은 부산시장에만 4번 도전했다. 첫 도전은 2004년이다 부산시장 권한대행이던 오 시장은 열린우리당으로 부산시장에 출마했으나, 득표율 37.7%를 얻어 62.3%를 기록한 당시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에 패했다.

두 번째 도전은 해양수산부 장관이던 2006년이었다. 부산시장에 나설 여당후보가 없어 선거에 도전했지만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세 번째 도전은 2014년 지방선거였다. 상대는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 오 시장은 김영춘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한 뒤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섰지만, 결과는 49.43%의 득표율을 기록해 50.65%를 받은 서병수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3번의 패배 이후 동명대 총장을 하며 정계은퇴 수순을 밟던 오 시장은 지난 대선에서 부산지역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으며 복귀해 문재인 정부 탄생에 일조했다. 이후 지방선거 과정에서 단수 공천을 받은 오 시장은 4번째 도전만에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부산의 수장이 된지 약 2년 만에 불명예스러운 일을 스스로 인정하며 부산시청을 떠나게 됐다.

그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시민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린 과오, 평생 짊어지고 살겠다”며 “3전 4기의 과정을 거쳐 시장이 된 이후 잘 해내고 싶었는데 이런 부끄러운 모습 보여 드려 너무나 죄송하다”고 울먹였다. 그는 “한 사람과 5분정도의 짧은 면담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며 부산시장직을 사퇴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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