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간고하고 장구한 투쟁 결심”…‘새로운 길’은 협상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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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31일 1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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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3일 차 회의가 12월 30일에 계속 진행되었다”면서 “조선노동당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는 1일 회의와 2일 회의에 이어 보고를 계속하셨다”라고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3일 차 회의가 12월 30일에 계속 진행되었다”면서 “조선노동당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는 1일 회의와 2일 회의에 이어 보고를 계속하셨다”라고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리 당은 또다시 간고하고도 장구한 투쟁을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하는 ‘새로운 길’을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1일 보도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3일 차 보도에서 나왔다. 전날 열린 전원회의 사흘 째 일정에서 김 위원장이 이 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간고하고도(처지가 어렵거나 힘들고) 장구한 투쟁’을 ‘또다시’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은 북한이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난을 다시 한번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기인 90년대 중반 겪었던 ‘고난의 행군’ 시기를 염두에 둔 말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만큼 어려운 경제 상황을 일단 버텨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북미 비핵화 협상의 결과로 대북 제재 완화 혹은 해제를 통한 경제난 해소라는 당초의 목표에 변화가 생겼음을 시사한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이 북미 협상이 원하는 대로 재개되지 않을 경우 선택하겠다고 올해 내내 공표해왔던 ‘새로운 길’은 북미 협상의 중단이 골자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어 온 협상에서 대북 제제 완화 문제를 줄기차게 논의했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에서는 2년 여 간의 협상 끝에도 제재 문제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내년에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목표 수행’의 마지막 해를 맞아 결과를 발표해야 하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북미 협상의 교착 국면에 대한 나름의 분석을 통해 더 이상 미국과의 협상을 통한 경제난 타개는 현실적인 목표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 같은 상황을 미리 준비하듯 올해 유난히 ‘자력갱생’을 강조해 왔다.

노동신문도 이날 보도에서 김 위원장의 전원회의 보고에 대해 “주체적 힘과 내적 동력을 백방으로 강화해 우리의 전진을 방해하는 온갖 도전과 난관들을 제거하고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대업을 앞당겨 나갈 수 있게 하는 전투적 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일단 ‘새로운 길’은 핵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고강도 군사적 움직임보다는 ‘자력갱생’ 기치를 따르는 경제난 해소가 주된 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협상 중단 역시 ‘최종적인 결렬’이 아니라 ‘훗날을 도모하는’ 수준의 일시적 중단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문은 이번 회의에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정치외교 및 군사적 대응 조치’를 언급하기는 했다. 다만 언급의 우선순위와 내용의 구체성은 경제 문제에 비해 크게 차이가 났다.

이 맥락에서 군사 부문의 움직임 재개는 올해 여름~가을께 진행한 신무기 개발 및 시험 발사 수준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올해 북한의 군사 도발에 대해서는 모두 “괜찮다”라는 입장을 표한 바 있다.

북한은 다만 자력갱생에 따른 내부적 요인에만 경제 문제를 기대지 않고 우호적인 국가들과의 외교적 연대를 통한 해결책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정치외교’라는 발언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오랜 우방이기도 하지만 올해 김 위원장이 특별히 공을 들여 관계를 다져온 국가들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신년사 발표 직후 중국을 찾았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6월 답방 차원에서 집권 후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그 사이 김 위원장은 열차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가졌다.

북한의 사실상의 ‘뒷배’이자 국제관계에서 미국과 대립하는 두 국가는 지난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 완화 방안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제출하며 북한을 지지하기도 했다. 향후 북한에 대한 다양한 방식의 경제적 지원을 전개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 발표 직후 다시 중국, 러시아를 찾아 ‘우군 다지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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