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무장력 강화 논의”…커지는 ‘크리스마스 도발’ 우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22일 12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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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군사 분야 고위급 회의 개최…도발 언급은 없어
북 "자위적 국방력 가속적 발전 위한 핵심 문제 토의"
양무진 "새로운 길, 전원회의 결정사항으로 남겨놓은 듯"
김동엽 "전원회의, 신년사 앞두고 한 걸음씩 자기 갈 길"
북, 한중일 연쇄 정상회담과 미국 대응 보며 대응 전망
비핵화 협상 중단,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파기 등 우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 분야 고위급 회의를 열었다는 북한 매체 보도가 22일 발표됐지만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등 이른바 ‘크리스마스 선물’ 도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기 위해 압박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그러나 군사 분야 최고위급 회의인 노동당 군사중앙위원회 전체회의가 남아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것으로 보이는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 확대회의에서 “정세 변화 흐름과 우리 혁명 발전의 관건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인민 군대를 비롯한 나라의 전반적 무장력을 군사·정치적으로 더욱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조직·정치적 대책들과 군사적 대책들을 토의·결정하며 조직 문제를 취급하겠다”고 발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국가 방위 사업 전반에서 결정적 개선을 가져오기 위한 중요한 문제들과 자위적 국방력을 계속 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핵심적인 문제들이 토의됐다”고 보도했지만 도발 위협 등 고강도 발언은 없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이번 회의에서는 대북 압박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적대 세력에 대한 언급이 없고, 핵과 미국과 관련된 새로운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향후 열릴 회의들에서 대미 압박 강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양 교수는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새로운 길은 전원회의 결정사항으로 남겨놓은 듯하다”고 내다봤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5차 전원회의, 신년사를 앞두고 한 걸음씩 자기 갈 길을 가고 있다”며 “이번 회의는 5차 전원회의의 전초전이기도 하고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해서 어떤 길을 가려고 할지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조선혁명발전(자력부흥, 자력번영), 자력갱생 경제총력 집중노선(대내), 중러 중심 국제연대의 새로운 길(대외), 핵무력 강군화(국방), 사회주의 부강조국 건설 등이 내년 신년사 구호에 나올 가능성이 높은 단어들이 아닐까 한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성탄절을 앞두고 23~24일 열릴 한·일·중 정상간 다자·양자회담 상황을 지켜보고 미국의 태도 변화 여부를 살핀 뒤 당 전원회의 결정, 김정은 신년사 등을 통해 도발 등 행보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 중단,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시험·발사 유예) 약속 파기 선언 등을 준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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