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냐 협상파냐…나경원 후임 ‘4개월 원내대표’에 쏠린 눈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8일 0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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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오는 9일 차기 원내사령탑 선출 '4파전' 경선
패스트트랙 대응에 유기준 "국회 통과 안돼, 與 압박"
심재철·김선동, 협상 여지…강석호 "현실·중도 협상가"
보수통합엔 강석호 '정책협의체', 김선동 '통합테이블'
유기준 "황 대표와 이끌 것"…심재철 "계파 안 가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잇는 차기 원내 사령탑의 선출이 오는 9일 이뤄진다. 비록 4개월짜리 원내대표지만 강석호·유기준·심재철·김선동 의원이 줄줄이 출사표를 던져 치열한 ‘4파전’이 될 전망이다.

이날 투표에 앞서 개최되는 후보들의 토론회는 선거법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을 태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과 황교안 대표가 앞서 선언한 ‘보수대통합’이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당내 의견도 엇갈리는 만큼, 각 후보 전략이 의원들의 표심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네 후보들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철회를 주장하며 여야간 협상을 거부하고 장외투쟁을 강행해왔다. 이처럼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파’와 이제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얻을 것은 얻자는 ‘협상파’다.

유기준(60·4선) 의원은 대표적인 강경파다. 그는 출마선언에서 “일방적으로 여당이 몰아가고 있는 공수처 설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현재 여당은 ‘4+1 구도’의 틀을 만들어 우리 당을 고립시키려는 구도로 몰아간다”며 “우리와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부분들에서 다른 정당과 연합해 ‘3+2’나 ‘2+3’으로 구도를 바꿔 여당을 압박하겠다”고 설명했다.

심재철(61·5선) 의원은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심 의원은 출마선언문을 통해 “국민 표심을 왜곡하는 반헌법적 제도와 장기집권 음모를 보장하는 반민주적 장치”라고 비판하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왜곡하는 이들에 대해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타협과 협상을 통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이끌겠다”며 “대화할 것인지 싸울 것인지 그때 그때 맞는 방법을 택하겠다”고 여지를 뒀다.

김선동 의원(56·재선)은 협상의 가능성을 더 열어뒀다. 그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여당이 일방 처리하지 않도록 최대한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며 “최대한 협상을 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 치열하게 대치해야 한다”고 전략을 밝혔다.

강석호(64·3선) 의원은 후보들 가운데 협상에 가장 방점을 찍었다. 그는 출마선언에서 “협상을 통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도 모자란 판에 협상 주도권은 고사하고 우리 스스로 아무것도 손에 얻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과 실질적인 협상(give and take)을 하는 당사자라는 점에서 현실적이고 중도적인 협상가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서도 “독소조항은 빼고 수정할 것은 수정하면서 끌고 가는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쉽다”며 “(이를 위해 여당과) 약간은 주고받아야 되지 않겠는가. 투쟁은 투쟁대로 하고 협상은 협상대로 해야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보수대통합에 대해서는 네 후보 모두가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론에서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강 의원은 ‘정책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자신을 “보수정당 의원들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어 실질적 적임자”라고 자부하며 “원내 보수정당 간 정책 협의체를 구성해 통합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통합 테이블’을 제안했다. 그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보수통합을 추진할 수 있는 테이블을 만들어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 (접촉)하는 게 아닌 한 테이블 위에서”라며 “이를 다 모아 진행한다면 입체적인 성과가 있을 수 있다. 그 현황을 어느 정도 파악 중이다”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황 대표와의 협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탄핵 국면에서 국민들이 분열되는 것을 보고 당원과 지지자들이 자유 민주주의 우파의 가치가 훼손된다며 우려하고 슬퍼했다. 그 과정에서 어렵고 힘들었지만 당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당 대표와 함께 보수 대통합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심 의원은 ‘파벌’이 없다는 점을 강점으로 언급했다. 야권대통합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자신의 강점으로 “계파를 가리지 않고 당내 모든 의원들과 소통해왔다”고 부각시켰다.

한편 후보 등록 마감일인 지난 7일 윤상현 의원이 돌연 출마 선언을 철회하면서, 최종 4명의 후보가 경쟁하게 됐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강 의원은 이장우(53·재선) 의원, 심 의원은 김재원(54·3선) 의원, 유 의원은 박성중(61·초선) 의원, 김선동 의원은 김종석(64·초선) 의원을 지목했다. 출마 기호는 강석호 의원이 1번이며 이후 유기준·김선동·심재철 의원 순이다.

경선은 오는 9일 오전 9시께 국회 본관에서 합동토론회와 함께 진행된다. 토론회에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후보들은 각자의 원내운영과 정책 등을 발표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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