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8일’ 황교안 “더 이어가야”…유인태·심상정·원희룡 등 방문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7일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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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의장, 유인태 총장 보내 "합의 노력해달라"
'황제 단식' 비판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방문
원희룡·김태호 위로 방문하기도…"안타까운 마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7일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을 반대하는 단식투쟁을 청와대 앞에서 8일째 이어갔다.

이날 황 대표의 단식 천막 농성장에는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과 심상정 정의당 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김태호 전 경남지사, 정의화 전 국회의장, 전광훈 목사 등이 다녀갔다. 이른 오전부터 취재진과 현장을 생중계하는 유튜버들이 자리를 잡고 대기했고 오후부터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려는 지지자들이 몰려들며 붐볐다.

유 사무총장은 오전 10시36분께 청와대 사랑채 앞에 세워진 농성장에 도착해 황 대표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2분여 만에 나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의장께서 건강 많이 걱정하시고 합의처리 잘 되도록 대표께서 좀 노력해달라고 하셨다”고 문희상 국회의장의 메시지를 황 대표에게 전달했다. 이에 황 대표는 “감사하다. 의장께서 더 큰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유 사무총장이 전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오후 2시께 단식장을 찾았으나 황 대표가 안정을 취하기 위해 숙면 중인 상태여서 대화는 나누지 못했다.

심 대표는 텐트에서 1분 만에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기력이 없어서 주무시는 것 같다”며 방문 이유에 대해선 “정치적 비판은 비판이고 단식으로 고생하고 계셔서 찾아뵙는 게 도리라 생각해서 왔다. 정치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밝혔다.

단식투쟁을 두고 ‘황제단식’으로 조롱한 데 대한 사과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심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제1야당 대표라고 해서 법을 무시한 ‘황제 단식’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며 조속한 텐트 철거를 요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국당 의원들은 농성장을 찾은 심 대표에게 “인간적으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김도읍 의원), “비판은 하되 조롱하고 폄하해선 안 된다”(강효상 의원)라며 항의했다. 일부 한국당 지지자들은 “심상정 물러가” 등 구호를 외치며 온갖 욕설과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오후 4시30분께 농성장을 찾았다. 의료진의 검진으로 40여분간 대기한 뒤 황 대표를 만난 그는 “힘내시라는 그 말밖에 할 게 있겠나”며 “지금쯤 대통령께서 답을 하실 때가 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의 건강에 대해선 “표정으로만 말씀하시고 더이상 말씀을 못하시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김 전 지사에 이어 도착한 원희룡 제주지사는 “너무나 힘든 시기에 힘든 단식을 하시는데 국민의 한 사람이자 야당에 몸 담았던 사람으로서 마음이 너무 안타깝고 아프다는 위로를 드렸다”며 “이왕 시작하신 단식이니까 반드시 그 뜻이 잘 알려지고 승리하는 단식이 되서 기력을 회복하고 해야할 일이 많다. 각오 이상의 각오로 야권 쇄신에 비상의 힘을 발휘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도 농성장을 찾았으나 텐트 내부로 들어가진 않았다. 그는 “같이 살자고 하는 일인데 이렇게 위험한 단식하셔서는 안 된다. 사모님께라도 말씀드리고 싶고 그런 마음만 전달드리고 가겠다”고 했다.

황 대표의 건강 상태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고 황 대표를 만난 인사들과 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박대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단백뇨가 시작된 게 3일째다. 콧물과 여러가지로 지금 한계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어제부터 얼굴 붓기가 보인다”고 전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당 소속 의원들이 의원총회 직후 농성장을 단체 방문해 병원 진료를 권하기도 했으나, 황 대표는 “좀 더 이어가야 할 것 같다”며 거부했다고 나 원내대표는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후 1시께 황 대표와 면담한 뒤 “건강을 염려하는 말씀을 드리면서 병원을 가보시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했다”며 “좀 더 이어가야 할 것 같다고, 결국 병원 가시는 것을 꺼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의료진을 대기시키며 3시간 간격으로 검진 중이다.

이날 황 대표 천막 주변에선 지지자들이 태극기, 성조기, ‘연동형 비례제 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찬송가를 부르거나 “공수처 반대” “연동형 비례제 반대”를 연신 외쳤다.

한편 농성장을 찾은 전광훈 목사는 황 대표 건강 상태에 대해 “예상보다 좋으시다”며 “저도 40일 금식 해봤기 때문에 금식 전문가인데 저 정도는 상태가 나쁜 것도 아니고 좋은 것도 아니다”라고 다른 의견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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