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단식에 방문행렬…유승민·손학규·박관용·서청원 등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6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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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선거법·공수처법, 국회의원들이 최선을 다해 막아야"
손학규 "기력 많이 쇠해...하루빨리 단식 풀고 대화로 해결하자"

26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 농성이 7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농성장에는 보수야권 대표들을 포함한 다양한 정치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이끌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이날 농성장을 방문해 대여(對與) 투쟁에 힘을 실어줬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8시51분께 청와대 사랑채 앞에 마련된 몽골식 텐트에서 농성 중인 황 대표에게 “건강을 너무 해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단식을 중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전날보다 더 기력이 떨어져 혈압 수치 등이 정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유 의원과도 긴 시간 대화를 나누지 못해 만남은 8분 남짓에 그쳤다. 변혁에서 활동하는 지상욱 의원도 유 의원과 함께 농성장을 방문했다.

유 의원은 농성장을 떠나면서 기자들과 만나 “기력이 많이 떨어진 듯하다”며 “거의 말씀을 잘 못하고, (황 대표가) 자꾸 마스크 벗고 말하려는 걸 벗지 말라고 했더니 고맙다고 이야기하셨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보수통합과 맞물려 황 대표와 유 의원 간 회동 시점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유 의원은 “그런 얘기(보수통합)는 전혀 없었다”며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선거법, 공수처법에는 문제의식 갖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최선을 다해 막아야 하니 건강을 해치시는 것 같아서 걱정했다”고 말했다.

최근 황 대표와 접촉이 없었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짧게 답했다.

이날 유 의원의 위로 방문을 두고 한국당 내에서는 반기는 분위기였지만, 황 대표 측 일부 지지자들은 유 의원을 향해 “유승민도 금식하라”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오후 1시45분께 같은 당 김관영 의원과 함께 황 대표를 방문했다.

그는 농성장을 떠나면서 기자들과 만나 “건강이 안 좋으셔서 말씀하는 것을 잘 듣지는 못했고 하나님이 주신 생명, 건강을 유의하시라고 했다”며 “빨리 일어나서 손잡고 좋은 나라를 같이 만들도록 하자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에 황 대표는 “고맙다”고 답했다고 박대출 한국당 의원이 전했다.

손 대표는 “기력이 너무 쇠해지고 혈압도 내려가고 했다는데 건강이 잘 유지되길 바란다”며 “하루빨리 단식을 풀고 우리가 대화를 통해서 해결해나가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치 지도자 한 분이 야외에서 노숙 단식하는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고 빨리 단식이 풀어지고 대화를 통해 해결해갔으면 한다”고 했다. 황 대표의 건강 상태에 대해선 “(건강이)아주 안 좋은 것 같다. 얼굴이 좀 부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오후 2시50분께에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농성장을 찾았다. 박 전 의장은 “황대표의 단식을 통한 민주주의 투쟁을 우리는 높게 평가한다”며 “황 대표 한 사람의 단식은 모든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여망이 반영되는 이 곳에서 과거 정치인이었던 우리들이 격려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어떤 경우에도 민주주의를 포기할 수 없다는 각오로 이 나라를 지켜왔고, 지켜나가라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왔다는 것을 국민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청원 무소속 의원은 오후 5시14분께 도착했다. 서 의원은 “건강이 최고다. 풍찬노숙하면 건강이 더욱더 악화된다”며 “건강을 조심하고 병원에 가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황 대표가) 말씀을 아예 못하시더라”며 “이불 바깥으로 손만 조금 (나왔고) 말 한 마디도 못하더라. 야외에서 이렇게 하면 건강이 참”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오후 9시께는 한국당 최고위원들이 단식농성장으로 모일 예정이다. 이들은 황 대표의 건강 문제 등에 대해서 상의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부터 지소미아 연장,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이다. 지난 22일 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이 내려진 뒤에는 청와대 앞 철야 노숙 단식에 돌입하는 등 추운 날씨 속에서 농성하며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었으며, 이에 한국당 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병원도 예약해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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