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하라 할수록 점점 더 커지는 청와대 앞 ‘황교안 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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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26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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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오른소리 유튜브, 뉴시스
사진 출처=오른소리 유튜브, 뉴시스
청와대 앞에 설치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 농성 천막이 점점 커지고 있다. 청와대 측에서 철거를 요구한 후인 26일 오히려 더 커진 상황이다. 나날이 악화되는 황 대표의 건강 상태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지난 20일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한 황 대표는 당초에는 천막을 치지 않고 바닥에 돗자리만 깐 채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21일까지는 이렇게 천막 없는 농성을 벌였다. 밤에는 국회 본관 앞에 마련한 천막에서 잠을 자고 낮에 다시 청와대 분수대 광장으로 나왔다.

그러다가 ‘출퇴근 단식 투쟁’이라는 조롱이 나오자 22일 밤부터는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23일 부터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 원터치형 거처를 마련했지만 분수대 광장에선 가림막 없이 돗자리 위에 앉아 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24일 황 대표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전날까지만 해도 앉아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던 황 대표는 누워서 투쟁을 이어가게 됐다. 한국당은 사랑채 앞에 투명 비닐과 천으로 황 대표 혼자 누울 만한 크기의 임시 가림막을 설치했다.

결국 25일 청와대 측에서 천막을 철거해달라고 요청했다.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한국당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에게 ‘분수대 광장은 천막 설치가 불가한 지역이고,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으니 철거해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

이에 김 의원은 “제1야당 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 투쟁을 하는데 거기에 대한 화답은 없고 바람막이로 사용하는 천막을 철거하라는 것이 과연 문재인 대통령의 뜻인지 묻고 싶다”며 반발했다.

26일 현재는 의원 10여 명이 들어가고도 남을 만큼 천막이 커졌고 재질도 두터워졌다. 기둥이 있는 ‘몽골 천막’이다.

한국당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비바람에 기존 임시 천막이 쓰러져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황 대표가 ‘안경테의 무게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체력 저하와 건강 이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텐트 철거를 요청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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