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안보보좌관에 오브라이언…한반도 정책 영향은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19일 12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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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장회의(NSC) 보좌관으로 로버트 오브라이언 인질 문제담당 대통령 특사를 지명하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 변화에 관심이 모인다.

변호사 출신의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지난해 5월부터 국무부 인질문제 담당 특사로 활동해왔으며,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과 이란, 베네수엘라 등 주요 대외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경질된 지 8일만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지명됐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이던 2005년 유엔 총회 미국 대표로 발탁되며 미 정부와 연을 맺었다. 2006년 총회에선 미국을 대표해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연설을 하기도 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전임자와 달리 북한 관련 경력이 많지는 않다는 게 미국 주요 언론들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아프가니스탄 등 많은 사안에 구체적으로 관여해 왔다면서 북한 문제와 관련한 주요 임무를 수행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비(非)한반도 전문가 출신 변호사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발탁된 사실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백악관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고 소신껏 한반도 정책을 이끌고 나갈 인물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경험이 없고, 변호사 출신인 그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그렇다 보니 이달 말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국무부의 입김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로 폼페이오 장관과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두 사람 견해에 이견이 있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또한 국무부 소속으로 그간 폼페이오 장관의 지휘를 받아왔다. 또 폼페이오 장관이 그의 보좌관 지명을 지지해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VOA에 오브라이언 보좌관에 대해 “온건한 시각을 갖고 있으며 폼페이오 장관과 가까워 국무부와 국가안보회의(NSC) 간 마찰이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CIA 국장 시절엔 북한에 대해 ‘레짐 체인지’(정권교체)를 언급할 정도로 강경 매파였지만 외교 수장을 맡고 난 뒤로는 협상을 통한 북한 비핵화 달성에 매진하고 있다. 근본적 대북 인식이 바뀌었다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노선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정책 결정을 견제해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으로 불렸던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존 켈리 전 비서실장,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물러난데 이어, 강경 매파였던 볼튼 보좌관까지 사퇴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견제 장치가 사라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 같은 관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에 어디까지 힘을 실어줄지 주목된다. 민타로 오바 전 미 국무부 한국담당은 NK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브라이언 특사의 지명으로 대북 정책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전체적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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