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남북 관계, 日규제 힘든 상황…가장 큰 어려움은 국민 통합”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26일 14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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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마음이 하나로 모이기가 참 쉽지 않아"
"日 수출 규제로 국민들은 심리적 위기감 느껴"
"남북·북미관계, 많은 진전 있었지만 갈 길 멀어"
"국가적 어려움 있을 때는 화합 이뤄지길 희망"
"한국인들 DNA 속에 불교적 인생관 아주 짙어"
원행스님 "대통령 큰 지도력을 따라 난국 극복"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불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국민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이기만 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있더라도 함께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로 마음이 모이기가 참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불교계 지도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국민 통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세상사가 쉬울 때가 없지만 요즘 국민들은 아주 힘들다”며 “우선 경제가 힘들고, 세계 경제 여건이 좋지 않고, 거기에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더해져서 당장 현실적인 피해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께서 심리적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둬서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구축은 불교계에서도 북한과의 교류 사업을 많이 해주면서 정부를 지원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남북 관계나 북미 관계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음에도 여전히 갈 길은 먼 상황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요즘 같은 세상에 국민들 마음이 다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정치적인 생각이 다르고 지지하는 정당이 다르고 그래서 생각이 다르고 갈등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그런 가운데서도 국가적인 어려움이라든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그런 일에 대해서는 마음이 모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게 참 간절한 희망인데 그렇게 잘 되지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불교의 화쟁 사상처럼 논쟁을 하더라도 결국은 하나로 화합하는 그런 교훈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ㄷ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불교와의 오랜 인연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불교 신도는 아니지만 젊은 시절에 고시공부를 할 때 해남 대흥사에서 몇 달 공부한 일이 있었고, 서울 진관외동 선림사에서도 몇 달을 공부한적이 있다”며 “그 후에도 좀 마음이 어지러울 때면 절을 찾거나 또는 불교 서적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작년 이맘때도 여름 휴가를 떠나면서 첫 행선지로 안동의 봉정사를 찾았는데, 당시 한국의 산사 7곳이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등재됐기 때문에 그 사실을 국민들께 알리기 위해 갔던 것”이라며 “그런 목적과 상관없이 참 좋았다. 정말 떠나기가 싫을 정도로 참으로 편안한 마음을 느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인들의 DNA 속에는 불교 신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불교적인 인생관, 불교적인 세계관 등이 아주 짙게 배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나 자신도 불교의 가르침에서 늘 교훈을 많이 받는다. 특히 ’탐진치(貪瞋癡)‘ 3독으로부터 벗어나라는 불교의 가르침은 지금까지 이 자리에 올 때까지 내게 계속해서 각성을 준 매우 큰 가르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성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스님,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범해스님, 총지종 통리원장 인선정사, 대각종 총무원장 만청스님, 조계종 총무부장 금곡스님,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원경스님, 조계종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 조계종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조계종 전국비구니회 회장 육문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스님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불교 지도자들에게 최근 사회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듣고 불교계가 사회 통합을 위해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원행스님은 ”(문 대통령이)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우리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줬다“며 ”최근에는 일본이 불분명한 이유를 내세워 수출 규제를 한 데 대해 우리 모든 국민들은 큰 우려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더 큰 환란도 겪은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큰 지도력을 따라 함께 단결해 이번 난국을 잘 극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행스님은 ”우리 불교계에서도 한일 불교우호대회를 통해 (한일) 문화 교류를 가진 지가 40년 가량 됐다“며 ”그래서 홍파스님을 단장으로 해서 일본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다. 이번 일에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불가에서는 ’금시벽해 향상도하(金翅劈海 香象渡河)‘라는 말을 쓴다“며 ”금시조가 용을 쫓기 위해서 바다를 가르고 큰 코끼리가 강을 건너듯이 그런 위용과 용기를 가지시고 일을 하시라는 뜻“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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