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文대통령 ‘김원봉’ 언급에 반응 상반…“갈등 부추겨” vs “억지로 생채기”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7일 12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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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집중 성토 "대한민국 정체성 허무나"
바른미래, 모처럼 한목소리 "통합 의지 있나"
이인영 "억지로 생채기내며 분열 메시지 내"
민평당 "역사의 공과는 있는 대로 평가하면 돼"

여야는 7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현충일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의 공적을 언급한 것을 두고 판이한 시각 차를 드러내며 공방을 벌였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강력 성토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은 “억지로 분열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6·25 전쟁 영웅들의 영혼이 잠든 현충원에서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해 고위직까지 오른 김원봉을 추켜세웠다”라며 “대통령이 겉으로는 통합을 내걸지만 실제로는 균열을 바라고 갈등을 부추긴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갈등을 극대화시켜 혼란을 가중시키고 논란 뒤에 숨어 각종 좌파정책을 강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발언은 대한민국 정체성 파괴 ‘역사 덧칠하기’ 작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나만 옳고, 남은 그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 분열 갈등 유발이 도를 넘어섰다”라고 비난했다.

황교안 대표도 남당 정석모 전 국회의원 추모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6·25 희생자를 기리는 자리에서 언급되지 않았어야 할 이름을 언급한 걸로 생각한다. 앞으로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본다”라며 “독립운동을 한 건 귀하다 하지만 독립운동을 한 분이 다른 잘못된 일을 했으면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로 연일 으르렁대던 바른미래당 지도부도 모처럼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원봉 선생의 서훈추서 논쟁이 있었고 날짜와 자리가 현충일, 현충원이란 점에서 과연 적절한 언급이었는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대통령이 진정 국민 통합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 통합을 말하려다 오히려 이념 갈등을 부추긴 것이 됐다”라며 “대통령의 연이은 분열지향적 발언에 국민은 불안해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문 대통령을 겨냥, “아무리 좋은 말도 때와 장소가 있는 것”이라며 “더이상 이념 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역사 인식을 바로 가질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그는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인 이유는 6.25 때문이다. 3.1절 광복절도 아니고 하필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을 추모하는 날에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다면서 한국 전쟁 당시 북한의 고위직이고 훈장까지 받은 분을 언급했다”라며 “나라를 지키다 쓰러져간 호국 영령에 대한 모독에 다름없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반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서 진행된 현장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메시지가 우리 역사의 평화, 국민과 사회의 통합을 향한 것이었는지 한국당이 억지로 생채기 내면서 이야기하는 분열 메시지인지 자문해보길 바란다”라고 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 독립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 월북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공적을 모조리 폄훼당하고 비하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라며 “약산 선생의 재평가를 두고 한국당 등이 반발하는 것은 결국 약산 선생과 같은 이들을 ‘때려잡던’ 노덕술류 친일파들의 행동이 정당했다고 항변하는 것이며, 자신들의 뿌리가 친일파에 있다는 것을 자백하는 것일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평화당은 정치적 논란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원봉은 같은 인물이지만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처럼 우리 현대사의 비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파란만장했던 김원봉의 삶을 오늘의 좁은 정파적 시각으로 해석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의 공과는 있는 그대로 평가하면 되는 것”이라며 “지나치게 김원봉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오게 되면 국론만 분열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전날 현충일 추념사에서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 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다”며 그의 공적을 언급했다.

김원봉은 1919년 의열단을 조직해 독립운동을 해왔으나 광복 이후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하고 6.25전쟁에서 공훈을 세워 훈장을 받는 등 현대사에서는 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실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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