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까지 ‘北미사일’이라는데…軍은 여전히 “분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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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9일 15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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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전문가들도 연일 ‘미사일’ 분석
한미일 안보회의서 대북대응책 윤곽 잡힐 듯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아래 전날(4일) 동해상에서 전연(전방) 및 동부전선 방어 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제공=노동신문) / 2019.5.5 © 뉴스1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아래 전날(4일) 동해상에서 전연(전방) 및 동부전선 방어 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제공=노동신문) / 2019.5.5 © 뉴스1
최근 북한이 쏜 발사체에 대해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8일(현지시간) ‘로켓과 미사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당사국인 우리 군 당국은 발사 닷새째인 9일까지도 해당 발사체의 명확한 실체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섀너핸 대행이 북한 발사체에 대해 ‘로켓과 미사일’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공식적인 언급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노 부대변인은 “섀너핸 대행이 발언한 그 시점은 지난 4일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한 당시에 합참의장으로부터 보고를 그렇게 받았다는 것이라고 답변한 내용”이라며 덧붙였다.

앞서 섀너핸 대행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 소위원회의 2020년도 예산 청문회에 출석해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이 전화를 걸어 북한이 로켓과 미사일을 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가 북한의 발사체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간 미국 정부는 대북 외교 노력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 발사체를 ‘미사일’로 표현하지 않았다.

그러나 섀너핸 대행은 ‘미사일과 로켓’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상황을 설명했고,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도 이날 북한의 미사일 실험은 북한이 군사 및 전략적인 역량을 계속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밝힌 상황이다.

노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상황이 발생하면 기본적으로 신속한 상황 보고가 군의 기본이고 원칙”이라며 “미국 국방장관 대행의 발언은 지난 4일 북한이 불상 발사체를 발사한 직후에 초기 상황 보고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섀너핸 대행 외에 해외 전문가들의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분석도 연일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미 공영라디오방송 NPR에 따르면, 멜리사 해넘 원어스퓨처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미사일이 러시아 이스칸데르와 비슷하다”면서 “우리가 걱정하기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마이클 엘레먼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미사일 방어 분야 선임연구원 또한 이날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체는 외관상 러시아 이스칸데르(9M723, SS-26)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같다”고 추정했다.

또한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버리국제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소장 역시 북한의 이번 발사체가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확한 분석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군과 정보 당국의 입장은 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남북 관계가 엄중했던 시절 북한의 발사체 발사가 있을 때 우리 군이 취했던 행동과 현재의 모습은 사뭇 다른 느낌이다.

국방부는 지난 2017년 5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당시 ‘불상의 발사체’로 발표한 지 1시간도 안 돼 ‘불상의 탄도미사일’이라고 수정 공지한 바 있다.

같은 해 11월29일에는 북한이 ‘화성-15형’을 발사하자 1분 뒤 “불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한 뒤 추후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고 추가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당초 미사일로 발표했다가 발사체로 바꿨고 오전 10시 이후 추가 발사에 대해선 공지조차 하지 않았다.

국방부의 신중한 대응에는 북미 간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급속히 냉각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감안해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두고 북한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깔린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우리 군의 대응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당당하지도 못한 모습만 연출된다는 주장이다.

한 외교안보 소식통은 “미국 국방부는 미사일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잘못 대응하고 있다”며 “차라리 미사일이라고 명확히 밝히면서도 대외적 위협이 아니라는 북의 의도에 대해 설명해주면서 풀어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한미일 3국의 고위급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서울 국방부에서 제11차 한미일 안보회의(DTT)를 갖고 있어 북한 발사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전망이다.

회의에는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랜달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 차관보, 이시카와 다케시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차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하고 있다.

회의 종료 후 공식적으로 대북 대응책에 대해 발표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는 이번 사안에 대한 3국의 정리가 진행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6시 이후 DTT 개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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