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깊어가는 갈등의 골…보수통합 시동 걸릴까

패스트트랙 갈등 회복 어려운 수준…“결론 났으면 따라야”
바른정당계, 언급 아끼지만…벼랑 몰리면 탈당 카드 꺼낼 수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관영 원내대표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4.30/뉴스1 © News1

바른미래당이 30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정국을 통과하면서 당내 갈등이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접어든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반대파였던 보수성향 인사들이 자유한국당 인사들과 비슷한 목소리를 내면서 보수 통합에 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당내 통합을 시도했다.

손 대표는 사보임 논란과 관련,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된 것에 대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는 그동안 많은 당의 분열과 내홍을 겪었지만 비가 온 뒤 더 땅이 굳어진다. 이제 당을 단합해 한국 정치 구도를 바꿔나가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반대하는 의견을 지속해서 주신 여러 의원의 (생각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짚어보고 숙고하겠다”며 “비록 (서로 간) 갈등이 깊지만 이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도록 당 지도부가 더욱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도에도 당의 내홍은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진행 당시 겪은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당의 화합을 언급했지만 바른정당계 인사들의 요구는 사실상 묵살했다.

손 대표는 “국회에서 의결 과정을 거쳤으면 일단 결론이 났다고 본다”며 “결론이 났으면 난 대로 따르고, 그것으로 당론과 국론을 통합해가는 것이 과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당내 보수성향 인사들을 겨냥해 “당내에서 바른미래당을 진보와 보수의 한쪽 이념으로 몰아가는 움직임이 있다”며 “바른미래당을 한쪽 이념으로 몰고 가려는 책동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보수성향 인사들이 당의 이념 정체성을 ‘중도보수’로 설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경고한 것이다.

바른정당계 인사들이 패스트트랙 정국과 관련해 손 대표·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론하며 책임을 물은 것도 일축했다.

정치권에서는 바른미래당의 당내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자 바른미래당내 보수성향 인사들과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보수 통합이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유승민 전 대표 등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은 탈당 가능성에 말을 아끼고 있지만, 손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이처럼 벼랑으로 몰면 탈당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바른정당계 인사들이 한국당 의원들과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한국당 내부에서도 “마지막엔 함께 가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만큼 향후 야권 정계개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치권의 이목이 주목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