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선거에서 자신감 얻은 황교안…투쟁 수위 높이는 한국당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4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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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다섯 곳에서 이뤄진 이번 선거에서 집권여당이 당선자를 하나도 내지 못한 것이 이 정권의 현 주소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정치 입문 후 데뷔전인 4·3 보궐선거를 통해 취임 한 달 여 만에 연착륙에 성공했다. 경남 통영고성의 압승과 ‘진보정치 1번지’ 창원성산에서의 석패(惜敗)에 당내에서는 “사실상 둘 다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총선 승리의 발판을 성공적으로 마련했다는 고무적인 분위기 속에 황 대표 체제가 확실한 추진력을 얻었다는 평가다.

● “1승이 아니라 1.5승으로 봐야”

황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진보의 성지라는 경남 창원성산에서 사상 유례가 없는 여야 단일화까지 하고서도 초박빙의 결과가 나온 이유가 무엇이겠냐”며 “총선이 딱 1년 정도 남았다. 민생정당 대안정당 싸워 이기는 정당으로 가열차게 혁신하자”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평소 좀처럼 얼굴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날은 이례적으로 기자들에게 예정에 없던 ‘번개 간담회’를 제안하며 자신감에 찬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오후 40여분 간 열린 간담회 도중 “재미있는 질문도 해달라”며 여유를 과시 했다. 선거 운동을 한 소회를 묻자 “‘대표님, 실제로 보니 굉장히 젊어 보이시네요’라는 말이 정말 듣기 좋다. 제가 젊어 보이나 보다”라며 파안대소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의 잘못과 더 단호하게 절연(絶緣)하고, 과감한 혁신으로 미래를 향해 나가겠다”며 “앞으로 우리 당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도 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국민들께서 저나 당을 좋게 평가해주시는 부분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라며 “집권해서 망가져가는 우리나라의 경제, 안보, 민생을 세워나겠다”고 밝혔다. 축구장 유세 등 선거 막판 각종 논란에 대해서는 “제가 좀더 조심했어야하는 문제인데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당내 현안을 묻는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변했다. 남은 주요 당직 인선 문제에는 “대부분의 인사가 어느 정도 (완료)됐다”며 “인선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국민들에게 우리 당의 새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5.18 폄훼 발언을 한 의원들의 징계 문제에 대해서는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김영종 중앙윤리위원장의 뜻(사의)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 여야 강대강 대치 심화

한국당은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확인한 만큼 나경원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대여 투쟁 수위를 더 높일 계획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께서 한국당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셨다. 낮고 겸손하게 전진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연철 통일부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막판까지 지명 철회를 강도 높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직자수사처법 등 여권이 추진하는 패스트트랙 패키지법안에도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정부가 이달 말 국회에 제출 예정인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도 “총선용 추경”이라며 철저한 심사를 예고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창원성산 선거 참패로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손학규 대표와 상의해 당 지도부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언주 의원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정치세력들은 다 뭉쳐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보수통합을 주장했다.

손 대표는 이재환 후보 캠프 해단식에서 “피해서 도망가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사퇴 요구를 우회적으로 거부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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