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력 바탕 강한 국가…그렇지 못하면 국익 뺏기고 홀대받아"
"세계 최강 해양강국 간 경쟁 치열…모든 면에서 대전환 필요"
"최대한 전쟁 억제하되,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군대가 돼야"
"남북 간 만남으로 한반도 바다와 땅, 하늘에서 총성 사라져"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우리는 해양력의 쇠퇴가 국력의 쇠퇴로, 나아가 아픈 역사로 이어졌던 지난 날을 성찰하며 절치부심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남 창원의 해군사관학교에서 거행된 제73기 사관생도 졸업식 및 임관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조선기술을 바탕으로 고대·중세 왕조에서 해양력을 떨쳤던 역사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10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없다”며 “우리가 강한 해양력을 바탕으로 우리의 바다를 지키고 대양으로 나아갈 수 있을 때 비로소 강한 국가가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우리 국익을 빼앗기고 홀대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앞에 펼쳐질 새로운 시대의 해군은 선배들이 가보지 못한 바다, 북극항로를 개척하게 될 것”이라며 “더 많은 무역이 이뤄질 남쪽 바다의 평화를 지켜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여러분 앞에는 무궁무진한 기회가 열려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기회 앞에서 거침없이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마음껏 꿈꾸고, 막강 해군의 기개를 떨쳐주길 바란다”며 “청년 장교들의 꿈이 국민의 꿈과 만나 해양강국, 평화로운 한반도로 꽃피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사관학교 졸업식 참석은 지난해 3월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독도함에 시승한 문 대통령은 앞서 사관학교 앞 바다에 도열한 안중근함·손원일함·서애류성룡함 등을 사열했다.
문 대통령은 “해군의 역사가 대한민국 국군의 역사다. 해군의 발자취가 국민 군대의 발자취”라며 광복 직후 가장 먼저 창설된 해군 역사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일본군 출신이 아닌, 온전히 우리 힘으로 3군 중 최초로 창군했다. 해군사관학교도 1946년 1월 해군병학교로 시작해 1949년 최초의 사관학교인 해군사관학교가 태어났다”며 “대한민국 해군의 역사적인 첫걸음이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가난한 신생 독립국의 해군은 창군 후에도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우리의 첫 함정 충무공함은 일본 해군이 건조하다 버리고 간 경비정이었다”며 “최초의 전함 백두산함도 군인의 부인들이 삯바느질에 세탁까지 해가며 돈을 보태고 국민 성금을 모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다를 지켜야만 강토가 있고, 강토가 있는 곳에 조국이 있다’는 해군가처럼 바다를 지키고자 고군분투한 해군의 노고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했음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주변국을 둘러보면 지금은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완화가 최우선 과제이지만, 동시에 세계 4대 군사강국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다”며 “세계 최강의 해양강국들로 이들 나라 사이에 해양력의 우위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어 “바다를 둘러싼 다양한 갈등이 표면화되기도 한다. 해양관할권, 통행의 자유 확보 등 자국의 해양전략을 힘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해군력을 주도면밀하게 확충하고 있다”며 엄중한 해양 안보상황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 해군도 이에 대응해가야 한다. 모든 면에서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평화를 단지 지켜내는 것을 넘어 평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더 강한 국방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경을 초월하는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등장할 새로운 형태의 전력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최대한 전쟁을 억제하되,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군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방개혁 2.0’, ‘스마트 해군’ 전략을 중심으로 우리 해군이 하나로 뭉쳐 포괄안보 역량을 갖춰 나가야 한다”며 “군 스스로의 혁신을 통해 평화를 만드는 군대, 어떤 위협에도 국민을 지킬 수 있는 군대가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의 뜻깊은 해”라며 “새로운 100년은 진정한 국민의 국가, 평화로운 한반도를 완성하는 100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군의 강한 힘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길에 나섰다”며 “우리의 용기있는 도전으로 한반도는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남북 간의 만남으로 한반도의 바다와 땅, 하늘에서 총성이 사라졌다. 우리가 의지를 갖고 한결같이 평화를 추구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는 반드시 올 것”이라며 “‘평화경제’의 시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해군사관학교 제73기 신임 해군 장교들에게 국군 통수권자로서 첫 명령을 내린다”며 전우애를 잊지 말 것과 사랑하기에 부끄러움이 없는 조국을 만드는 데 앞장서 줄 것을 주문했다.
이어 “언제나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 국민은 여러분이 선택한 군인의 길에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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