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 핵시설 해체” vs 美 “그걸론 안돼” 태영호 설명 대로…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2월 28일 20시 15분


코멘트
28일 하노이에서 진행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의 예측이 상당부분 들어맞았다.

태 전 공사는 전날 채널A 뉴스TOP10에 출연해 이번 회담의 쟁점에 대해 북한은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를 내걸지만, 미국은 언제 어떻게 폐기할 것인지 묻는 것이고,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때처럼 500m 밖에서 참관하는 식으로 하려고 하지만 미국은 검증 플러스알파로 특별사찰을 요구하는 상황이라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북한은 영변 핵시설이 매우 중요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하지만,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오래된 시설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반면 금강산 관광 재개의 경우 엄청난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금강산 제재 해제는 '앞문'이고, 더 큰 건 중국과 러시아 제재를 푸는 '뒷문'이라고 표현하며 한국의 금강산 관광만 풀어줄 명분이 없어서 뒷문도 열어줘야 하는 상황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만약 미국과의 협상에서 금강산을 열지 못하면 갈마 관광특구 같은 주력 사업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에 영변 핵시설 폐기와 제재 완화를 맞바꾸게 되면 북한으로서는'아주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이날 하노이 협상이 결렬된 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영변이 대규모 시설인 것이 분명하지만 영변의 해체만 가지고는 미국이 원하는 모든 비핵화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결렬 이유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 해체에 동의했지만, 미국은 더 많은 것을 원했다. 추가적인 비핵화가 필요했다”며 “고농축 우라늄 시설 등 기타 시설 해체도 필요했지만, 김 위원장이 그걸 할 준비가 안 돼 있었다. 1단계 수준인 영변 핵시설 해체에만 만족할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또 “오랫동안 싸워온 협상 레버리지를 놓칠 순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렇게 쉽게 제재 완화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경제적인 잠재력을 감안해 제재 완화를 원하지만, 북한이 추가적인 비핵화를 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