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英 최고 무공훈장 받은 6·25참전용사 한국에 영면하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15일 0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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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윌리엄 스피크먼씨 유해 18일 한국 도착
6·25참전 중 부상 본국서 치료 후 다시 참전
19일 부산 유엔기념공원 사후안장 역대 7번째
文대통령 "안장식 각별히 신경써달라" 주문
유가족 방한, 스피크먼 전적지 등 탐방 예정

6·25전쟁 당시 중공군에 수류탄을 투척하며 육탄전으로 맞서 전쟁영웅으로 불리는 유엔참전용사 고(故) 윌리엄 스피크먼이 한국에서 영면에 든다. 지난해 6월22일 90세를 일기로 유명을 달리한 그는 이 공로로 조국인 영국과 한국에서 최고 무공훈장을 받았다.

국가보훈처는 15일 “6·25전쟁 유엔참전용사인 고 윌리엄 스피크먼의 유해봉환식과 안장식이 오는 18일과 19일 각각 인천국제공항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스피크먼의 유해는 18일 그의 아들과 딸 등 유족 4명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곧바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주관으로 유해 봉환식을 진행한다. 서울현충원 봉안당에 임시 안치된 그의 유해는 19일 오후 2시 유엔참전용사들이 잠들어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안장식에는 스피크먼의 유족과 보훈처, 주한영국대사관 관계자, 유엔사 관계자, 참전용사 등 60여명이 참석한다.

보훈처는 “이번 유해봉환식과 안장식은 사망 후 자신이 싸워 지켜낸 한국 땅에 묻히고 싶어 한 고인의 뜻을 받들어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스피크먼은 유엔참전용사 중 역대 7번째로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사후 개별 안장된다.

지난 2015년 5월 프랑스 참전용사 레몽 베르나르의 안장식이 처음 개최된 후 ▲영국 참전용사 로버트 맥카터(2015.11) ▲미국 참전용사 버나드 제임스 델라헌티(2016.2) ▲네덜란드 참전용사 니콜라스 프란스 웨셀(2016.5) ▲프랑스 참전용사 앙드레 벨라발(2016.10) ▲네덜란드 참전용사 요한 테오도르 알데베렐트(2017.9) 등이 차례로 영면에 들었다.

스피크먼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1월4일 임진강 유역 마량산 고지 전투에서 용맹을 떨쳤다. 스코틀랜드 수비대 1연대 소속이던 그는 파죽지세로 밀려드는 중공군을 상대로 동료들과 함께 수류탄 공격과 육탄전으로 맞섰다.

당시 아군의 탄약이 거의 바닥난 상황에서 스피크먼은 전투 도중 다리에 심한 상처까지 입었지만 부대가 철수할 때까지 4시간 가까이 온몸으로 중공군을 저지했다.

1952년 1월 영국으로 후송됐지만 3개월 뒤 자진해서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같은 해 8월까지 전장을 지키기도 했다. 스피크먼은 1952년 2월27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영연방 최고 무공훈장을 수여받았다.

6·25전쟁에서 빅토리아 십자훈장을 수훈한 유일한 생존자였던 스피크먼은 종전 후 세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40여 년 동안 정부기념식 등에 착용했던 십자훈장(재발급분)과 영국정부로부터 받은 기념메달, 해외파병 메달 등 총 10점을 한국정부에 기증하기도 했다.

2015년 7월 ‘7·27 정전협정의 날’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최고 무공훈장(태극)을 수여받아 한국과 영국에서 전쟁영웅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2015년 한국 방문 당시 스피크먼은 “지금도 또 다시 한국에 전쟁이 발생한다면 기꺼이 와서 한국을 지킬 것이다. 한국은 제2의 고향이고 조국”이라며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인의 안장이 결정된 후 “안장식 준비와 유가족 체류 일정에 소홀함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보훈처에 주문하기도 했다.

스피크먼의 유가족들은 18일 입국해 유해봉환식과 기자회견을 한 뒤 19일 안장식 이후에는 유엔평화기념관을 둘러볼 예정이다.

20일 오전에는 스피크먼이 기증한 훈장 등이 전시된 용산 전쟁기념관을 방문하고, 창덕궁과 인사동을 찾아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한다. 21일에는 파주에 위치한 영국군 설마리전투 기념공원과 스피크먼의 전적지인 태풍전망대를 찾아 고인을 기릴 계획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유엔참전용사가 부산 유엔기념공원 안장을 희망하면 정부 차원의 의전과 예우를 다할 예정”이라며 “참전국과의 우정은 물론 참전용사 후손들과의 유대관계도 지속적으로 유지·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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