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5·18 폄훼’ 한국당에 “망언”…나경원 “당 입장 아냐”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9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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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9일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과 극우논객 지만원씨가 전날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공청회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폭동’ 등으로 폄훼한 데 대해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특히 이번 행사를 주최하고 폭동 발언에 동조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출당 조치를 강하게 촉구했다. 정의당은 다음주 초 해당 의원들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키로 했다.

이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발언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국당을 향해 “광주의 원혼을 모독하고 광주 시민의 명예를 더럽힌 의원들을 당장 출당 조치하고,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민께 사죄하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김진태·이종명 두 의원이 (극우논객) 지만원씨를 국회로 불러들여 5·18 공청회를 벌였다”며 “지씨는 ‘5·18은 북한 특수군 600명이 주도한 게릴라전’이라느니 ‘전두환은 영웅’이라느니 말도 안 되는 망언을 늘어놨다”고 했다.

그는 “지씨의 얼토당토 않은 말에 굳이 주목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그의 말들은 이미 여러 차레 법적 심판을 받은 바 있고, 5·18 주장과 관련해서는 수차례의 고발로 추가적인 처벌이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그러나 국민의 대표를 자임하는 한국당 의원들이 지씨를 민의의 전당인 국회로 불러들이고도 모자라 지씨의 발언에 동조하거나 더 강한 어조로 5·18 민주화운동과 유공자들을 비난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공청회에서 이종명 의원은 “논리적으로 5·18이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었다는 것을 밝혀내야 한다”고 했으며, 한국당 원내대변인인 김순례 의원은 “종북 좌파들이 5·18 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집단을 만들어내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대변인은 “원내대변인의 입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날조하고 유공자들을 모욕한 것이 당의 공식 입장이냐”며 “한국당이 한 줌도 안 되는 냉전수구적 극우 인사들의 시대착오와 역사 착란에 기댄다면 국민과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도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그리고 지만원,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망언으로 역사에 기록될 인물”이라며 “갈 때까지 간 오만방자한 당은 배설에 가까운 망언을 그만 멈추라”고 규탄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에서 “눈과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발언”이라며 “한국당의 정체는 무엇인가. 궤변, 선동, 왜곡이 일상화다. 국회에서 할 일이 그렇게도 없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주최자나 발표자 모두 ‘괴물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며 “시대의 아픔을 가볍게 여기지 마라. 통렬한 자기 반성으로 상처받은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은 “한국당은 5·18 광주학살을 주도한 전두환의 후예임을 스스로 인정하느냐”고 일갈했다.

홍성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평화당은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왜곡된 주장을 일삼는 무리와 또 이를 악용해 정치선전 수단으로 삼는 세력에 대해서는 국민과 함께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당 지도부는 이들 의원의 입장과 뜻을 같이 하는지 명확한 답을 내놔야 한다”며 “만약 이에 대해 침묵한다면 국민은 한국당과 지도부도 지만원의 허무맹랑한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고 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이번 일을 계기로 명백히 왜곡되고 잘못된 사안을 가지고 국회에서 세미나 등 여타의 행사를 여는 것에 대해 국회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며 “이에 대한 관련 규정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어제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 날조하는 난동이 벌어졌다”며 “이는 5·18 영령과 유족을 모욕하는 것이자 국회 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들의 지속된 망발에 대해 한국당은 일언반구조차 없다”며 “한국당의 오랜 침묵은 암묵적 동의다. 이젠 국회를 수구 세력의 놀이터로 삼고자 멍석까지 깔아주며 국회 모독에 동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온전한 정신으로는 도무지 할 수 없는 한국당의 5·18 망발은 망조라는 이름의 열차를 탄 것”이라며 “난동의 멍석을 깔아 준 한국당에게 이제 국민의 멍석말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아울러 다음 주 초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를 추진키로 했다.

여야의 비판이 쏟아지고 여론도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후폭풍 진화를 시도했다.

나 원내대표는 “최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일부 의원들의 발언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한국당은 5·18 민주화운동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영삼 정부 때 5·18 특별법이 제정, 민주화운동으로 역사적 가치가 재조명돼 오늘에 이르렀듯 한국당은 광주 시민의 희생과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과 헌신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으나 정치권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조장하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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