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은 19일 “미국은 군사적 압박이 협상력을 높인다는 비물리학적이며 비논리적인 공식이 우리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이날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미 군부 것들이 조미(북미)협상이 교착상태에 처한 것과 때를 같이해 ‘최대의 압박과 관여’로 우리를 비핵화에로 몰아가려는 트럼프의 대조선 정책 추진에 적극 보조를 맞추려는 동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매체는 “(미 군부 호전세력들은) 남조선(남한)에 첨단장비들을 끌어들여 우리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한 실시간 감시체계를 구축하려는가 하면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을 축소, 연기하는 대신 유사시 조선(한)반도에 투입될 핵동력항공모함들과 전략폭격기들을 동원해 일본과 합동군사연습을 대대적으로 벌여놓는 것으로 우리를 압박해보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 군부 것들은 조미협상의 주요 계기 때마다 대륙간 탄도로케트 ‘미니트맨-3’의 시험발사 놀음을 벌이고 그와 관련한 동영상도 공개하면서 허세를 부리곤 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 공군이 지난 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공군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를 시험발사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4월25일, 5월14일, 7월31일에도 미니트맨3을 시험발사했다.
매체는 “이런 움직임은 상대를 위협하고 강박하는 야만적인 방법을 써야 협상력이 높아진다고 여기는 중세기적인 미국식 사고방식에 기인된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미국이 아직도 대결과 적대의 동면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앞에서는 ‘관계개선’을 외우고 돌아서서는 ‘압박’을 떠들며 우리를 어째보려 하고 있으니 실로 기가 막힌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반 사실은 미국이야말로 신뢰할 수 없는 나라이고 평화파괴의 원흉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글은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에 있다는 진단과 미국의 군사 압박에 대한 불만을 가감 없이 나타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동시에 이달 초 한 차례 무산됐던 북미고위급회담을 재추진 중인 현 상황이 ‘북미협상의 주요 계기’이자 협상력 제고가 필요한 시기란 현실 인식도 엿보인다.
매체는 미국이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고 비판하긴 했지만 ‘압박 정책은 우리에게 통하지 않으니 보다 협조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판을 깨려는 의도는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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