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부부, 한라산 물 반 뿌리고, 빈 공간에 백두산 천지 물 담아 ‘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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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20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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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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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생수통에 담아온 제주도 한라산의 물을 천지에 반 뿌리고 남은 공간에 백두산 천지의 물을 담아 남북의 물을 합쳤다.

20일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는 백두산 정상 장군봉에 함께 올랐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여사는 물 500ml가 담긴 생수병을 들고 천지로 가는 케이블카에 탑승했다. 김 여사는 "한라산 물을 갖고 왔어요.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갈 겁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천지에 도착해 생수병에 담긴 한라산의 물 일부를 천지에 뿌리고 남은 공간에 천지 물을 담았다. 청와대는 "작은 생수병에 함께 담긴 제주의 물과 백두의 물처럼 남과 북은 앞으로 함께 ‘평화의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장군봉 정상에서 김 위원장은 "백두산에 사계절이 다 있습니다"라며 문 대통령에게 백두산을 소개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7~8월이 제일 좋습니다. 만병초가 만발합니다"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그 만병초가 우리집 마당에도 있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만병초 대화를 듣고 있던 김 위원장은 "꽃보다는 해돋이가 장관"이라고 백두산을 자랑했다.

또 리 여사는 백두산에 얽힌 전설도 소개했다. 리 여사는 "용이 살다가 올라갔다는 말도 있고, 하늘의 선녀가, 아흔아홉 명의 선녀가 물이 너무 맑아서 목욕하고 올라갔다는 전설도 있는데, 오늘은 또 두 분께서 오셔서 또 다른 전설이 생겼습니다"라고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평소 꿈꾸던 백두산 등정을 이룬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김 위원장께 지난 4.27 회담 때 말씀드렸는데요. 한창 백두산 붐이 있어서 우리 사람들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많이 갔습니다. 지금도 많이 가고 있지만, 그때 나는 중국으로 가지 않겠다, 반드시 나는 우리 땅으로 해서 오르겠다 그렇게 다짐했었습니다.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졌어요. 그래서 영 못 오르나 했었는데 소원이 이뤄졌습니다"라고 말했다.

양 정상 부부는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양측 수행원들과도 번걸아가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때 김 위원장이 우리측 수행원들에게 "대통령님 모시고 온 남측 대표단들도 대통령 모시고 사진 찍으시죠? 제가 찍어드리면 어떻습니까?"라고 말해 모두가 웃기도 했다.

이번 백두산 동반 방문은 김 위원장이 평양에 도착한 문 대통령에게 제안한 것으로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면서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문 대통령은 삼지연공항에서 공군 2호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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