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김정은, 4월 평양공연서 나훈아 무대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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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20일 1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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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사전행사로 열린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에 트로트 가수 나훈아를 원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7회 여기자포럼에 참석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평양공연 당시 김 위원장과 나눈 대화 일부를 공개했다.

도 장관은 "(김 위원장이) 오라고 요구했던 배우들이 오지 않았습니까, 나훈아라든가(라고 말했다)"라면서 "'스케줄이 있다'고 하자, 저쪽은 사회주의 체제라 국가가 부르는데 안 온다니 이해가 안 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윤도현이 록 버전으로 부른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끝부분에 "남자는 다 그래'라는 가사에 "부인 리설주 여사와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공감한다는 표정으로 손뼉을 치며 웃더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도 장관은 리 여사와 김 제1부부장, 현 단장을 비교해달라고 질문에 "북측에서 여기 뉴스를 실시간으로 다 본다"며 "(북한의) 아주 고위급 인사가 지난번에 밥 먹는 자리에서 '드루킹이 뭐에요'라고 묻더라"고 답했다.

이어 "현 단장이 제일 활달하게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김 제1부부장이 실질적인 역할을 참 많이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주어진 역할이 매우 크고 중하다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에 대해선 "자유스럽고 호탕하고 대화에 거침없고, 호기심이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라면서 "유럽에서 오래 생활한 영향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행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또 도 장관은 "평양공연을 계기로 우리가 남북교류에서 우리 것만 (북쪽에) 갖고 가서 영향을 줄 생각을 하지, 좀 준비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 점을 어떻게 보완할지가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도 장관은 이선희와 북한 가수 김옥주가 '얼굴'을 손잡고 부를 때가 가장 뭉클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 순안공항 귀빈실에서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으로부터 '우리 노래 많이 준비해 왔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라면서 "북한은 10곡을 준비했는데 우리는 (북한 노래를) 알지도, 불러보지도 않아서 준비해 간 것이 없었다"고 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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