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들의 반성문 “침묵한 우리도 책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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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직 “신인 발굴해 보수 살려야”
송석준 “철저한 반성에 예외없어”
민경욱 “국민속 들어가 신뢰 쌓아야”
5명은 “다음 총선 불출마 선언 검토”

“집권 시절 잘못된 국정 운영과 당 운영에 대해 아무 말 못한 것 반성합니다.”

“자유한국당은 ‘죽어야 산다’는 국민 뜻을 받들어 스스로 죽을 각오를 하겠습니다.”

동아일보가 18일 접촉한 한국당 초선 의원 10명은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당 궤멸의 원인 중 하나로 ‘침묵하는 초선’이 거론된 것을 의식한 듯 일부는 “‘나부터 불출마’ 운동을 하겠다”고도 했다. 한국당 초선 41명 중 5명 안팎의 의원은 최근 비공개 모임에서 2020년 총선 릴레이 불출마 선언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초선발’ 불출마 선언이 번질 수 있다.

지방선거 직후 15일 ‘중진 퇴진 촉구 성명’을 발표했던 초선 5명 중 한 명인 정종섭 의원은 “국민의 뜻은 ‘한국당은 죽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제 ‘다 죽읍시다’라는 메시지를 성명에 담은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지낸 사람이 자기희생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내가 잘못이 없다는 게 아니다. 중진부터 모범을 보이고 나를 포함해 나머지 한국당 의원 전부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며 새 부대를 만들어 새 술을 담는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며 2020년 총선 불출마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미 불출마 의사를 밝힌 윤상직 의원은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때 비서관과 장차관을 했고 이어 의원을 했다. 두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가 있고 보수가 이렇게까지 된 상황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그릇을 비우고 신인을 발굴해 보수를 살릴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그릇 비우기’ ‘자기희생’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송석준 의원은 “초선의 한계도 있겠지만 예외 없이 다 책임을 져야 하고 철저하게 반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규 의원은 “초선이라도 다 당협위원장이고 당직 하나씩 맡고 있는 사람도 많았다. 당권 옆에 붙어 있던 사람도 책임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완수 의원은 “언론에서는 ‘공동묘지 같은 당’이라고까지 했는데도 아무 말 없이 그대로 선거까지 갔다는 것에 대해서는 초선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했다.

민경욱 의원은 “모든 의원이 (중앙정치 무대에서 사라져) 국민 속으로 들어가 봉사활동을 하며 국민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 인적 쇄신은 ‘내부 총질’식이 아니라 기준을 정해 합의를 이뤄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중 의원은 “민주당에선 ‘친노 폐족 선언’을 했지만 우리는 아무도 그런 걸 하지 않았다”고 반성했고 백승주 의원은 “퇴진 요구 등 분열과 상처를 주는 방식보다는 차분하게 한 시대의 테제를 모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한국당 후보 중 유일하게 국회에 입성한 송언석 당선자는 “대한민국의 가장 주요한 가치이자 보수의 가치인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중심으로‘ ‘가치 중심의 정당’으로 재편되는 게 옳다”고 했다. 김성원 의원은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다. 이제 초선들이 당 쇄신과 개혁에 앞장설 것”이라며 초·재선 의원들이 이제라도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우열 dnsp@donga.com·최고야 기자
#초선#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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