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결론 박근혜 ‘세월호 7시간’…침실→최순실과 회의→머리손질→중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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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28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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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상황보고를 듣고 있다. 동아일보DB
사진=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상황보고를 듣고 있다. 동아일보DB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이 풀렸다.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여 지난 오전 10시 20분께 침실에서 나와 첫 보고를 받았고, 오후 2시 15분께 청와대로 들어온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회의를 한 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자용 부장검사)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2014년 4월16일 박 전 대통령은 사고가 발생(오전 8시 52분께 좌현으로 30도 가량 기울어짐)한 지 약 1시간30분이 지난 오전 10시20분께까지 청와대 관저 침실 안에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산하 위기관리센터는 참사 당일 오전 9시19분께 언론사 TV속보를 통해 세월호 사고 발생을 알게 된 뒤, 오전 9시24분께 청와대 발송시스템을 이용해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위기관리센터 실무자들은 해경 상황실을 통해 상황을 종합해 보고서 1보의 초안을 완성했다.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오전 10시 위민3관 2층에 있는 국가안보실장 사무실에서 상황보고서 1보의 초안을 전달받고 신인호 전 위기관리센터장으로부터 전화로 보고를 받았다.

김 전 안보실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사고 내용을 보고하려 하였으나 연락이 닿지 않자 안봉근 전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이 전화를 받지 않으신다. 지금 대통령에게 세월호 관련 상황보고서 1보가 올라갈 예정이니 대통령에게 보고 될 수 있게 조치해 달라”고 요청한 뒤 신 전 센터장에게 상황보고서 1보를 관저에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지시를 받은 상황병은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관저 인수문까지 뛰어가 오전 10시19분께 관저 근무 경호관을 통해 내실 근무자인 김모 씨에게 보고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김모 씨는 별도의 구두 전달 없이 박 전 대통령의 침실 앞에 있는 탁자 위에 보고서를 올려뒀다.

이에 안 전 비서관은 차를 타고 관저로 가 침실 앞에서 수차례 박 전 대통령을 불렀고, 침실에 있던 박 전 대통령이 밖으로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이 김 전 안보실장에게 전화해 “단 한명의 피해도 없게 하라”고 지시를 내린 건 박근혜 청와대가 주장했던 오전 10시 15분이 아니라 10시 22분으로 드러났다. 이 무렵에는 이미 세월호가 108도로 전도돼 구조 불가능 상태로 침몰 중인 상태여서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이 지난 때다.

이후 국가안보실은 오전 10시40분께 상황보고 2보, 오전 11시20께 상황보고 3보를 각 완성하고 상황병을 통해 관저로 보고서를 전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30분께 당시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원론적인 구조지시를 한 것 외에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이 관련 회의를 연 건 이날 오후 2시 15분께 최순실 씨가 청와대에 들어오고 나서다. 당시 최 씨의 방문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문고리 3인방’ 정호성 전 대통령부속비서관, 이재만 전 대통령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비서관이 미리 관저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최 씨와 ‘문고리 3인방’이 함께 한 해당 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이 결정됐다.

이후 정 전 비서관,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은 오후 2시 53분께 화장과 머리손질을 담당하는 정송주, 정매주 씨를 청와대로 불렀다. 이들은 오후 3시22분께 청와대에 들어와 박 전 대통령의 머리 등을 손질했으며, 준비를 마친 박 전 대통령은 오후 4시33분께 관저를 출발해 오후 5시15분께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설장과 함께 중대본에 도착했다. 중대본에서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렇게 발견하기 힘드냐”는 등 질책성 발언을 한 박 전 대통령은 오후 6시께 관저로 복귀했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은 박 전 대통령이 참사 당일 첫 상황보고 이후 중대본 방문 시점 전까지 7시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를 전혀 알 수 없다는 의문에서 제기된 이후 첨예한 쟁점이 됐다. 이번 검찰 수사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의혹의 7시간 가운데 최 씨를 만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당일 간호장교와 미용사 외에 외부 방문인이 없었다던 박근혜 청와대의 주장은 거짓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는 그 자체로 엄청난 비극일 뿐만 아니라 국가 존재 이유 대해 많은 국민들이 생각하게 된 계기”라며 “그날 대통령과 청와대 상황에 대해 소위 세월호 7시간 의혹이란 이름으로 많은 억측과 음모론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사고 당일 청와대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 자료와 핵심 관련자 진술 통해 확인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전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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