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김윤옥 ‘현금 든 명품백’ 수수 경천동지 맞다…돈의 노예, 돈이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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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21일 1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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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의원
정두언 전 의원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가 대선 전인 2007년 사업가로부터 명품 가방과 함께 현금 3만 달러(약 3200만 원)를 수수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당시 MB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이었던 정두언 전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두언 전 의원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그 당시에 그렇게 확인을 했다”며 “(명품 가방이)에르메스 가방인지는 그 당시 몰랐고 ‘명품백에 3만 불을 넣어서 줬다, 그런데 그걸 그냥 차에다 쳐박아 놓고 있다가 두 달 만에 얘기가 조금 들리니까 돌려줬다’ 이렇게 제가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가의 명품 가방을 받은 이후 두 달 만에 이를 돌려 준 이유와 관련 정 전 의원은 “말이 나오기 시작했을 것”이라며 “저한테도 찾아왔으니까 말이 나오지 않았겠는가”라고 답했다.

정 전 의원에 따르면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한 재미교포 사업가가 자신이 다니던 교회 사람들에게 김 여사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했고, 이를 듣게 된 뉴욕의 한 교민신문 기자가 모 월간지 기자와 함께 이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대선 캠프 사무실로 찾아왔다.

정 전 의원은 기자가 찾아왔을 때는 이미 가방과 돈은 돌려준 상태였다고 말했다.

또한 정 전 의원은 당시 MB캠프 관계자가 돈으로 이를 무마했고, 이 돈을 조달한 또 다른 뉴욕의 여성 사업가가 A 씨에게 대선 이후 편의를 봐주겠다는 각서를 써줬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캠프 관계자 송 모 씨는 사업하는 사람이 아니고 월간 신문 기자다. 그러니까 그 기자가 기사를 쓰려다가 이건 안 되겠다며 그 여자를 데리고 찾아온 것”이라며 “이거를 좀 도움을 받자, 해결을 하자이래서 저를 (찾아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얘기를 들어보고 확인해 보니까 사실인데 그게 보도가 나가면 지금하고 감이 다르다. 그 당시에 경선이 끝나고 대선 와중인데, 후보 부인이 명품 백에 3만 불이 들은 걸 받았다 하면 진짜 그건 뒤집어진다”며 “등에서 식은땀이 나더라. 그래서 그 여자를 붙잡고 통사정을 하고 원하는 데 뭐냐 그랬더니 자기 사업을 도와 달라, 그리고 자기가 MB 캠프에서 못 받은 돈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제가 그렇게 한 사람한테 확인해 보니 얼버무리더라”며 “일종의 협박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급하니까 그냥 확인도 제대로 안 하고 (돈을)줬다. 그리고 정권을 잡을 것이 확실시 되니까 자기 일을 몰아서 도와달라고 더 큰 걸 요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이러한 요구에 의해 작성한 것이 최근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된 ‘정두언 각서’라고 밝혔다. 해당 각서에는 A 씨가 대표로 있는 한 회사에 우선적으로 물량을 배정해 줄 것을 확인한다는 내용과 함께 정 전 의원과 송 씨가 서명을 한 것으로 돼 있다.

각서와 관련 정 전 의원은 “그 각서는 각서로써 효력도 없는 거고, 그냥 무마용으로 써준 것”이라며 “그게 협박이지 무엇이겠냐. 저는 선거에서 가장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이고, 선거에서 이기는 일이 제 일인데 선거에 질 일이 생겼는데 그걸 막아야지 놔두는 게 제가 할 일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각서 작성 이후 그들에게 특혜가 돌아갔느냐는 물음에는 “갔는지 안 갔는지 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정 전 의원은 명품 가방과 관련 발생한 일련의 사건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몰랐을 것이라고 추측하며 “제가 당시 그 확인을 여사 쪽으로 했다. 더 솔직히 사위한테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위한테)이런 일이 있는데 한 번 확인해 봐라 그랬더니 한 2~30분 후에 전화가 왔는데 사실이라는 답이 왔다. 제가 얼마나 기가 막혔겠느냐”라며 “(김 여사가)개념이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MB한테 숨겼을 수도 있다. 그걸 알면 MB한테 얼마나 야단을 맞았겠느냐”라고 했다.

그는 명품백을 포함해 다수의 뇌물 수수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돈과 권력을 동시에 거머쥐려 했던 게 큰 잘못이다”라며 “돈이 일종의 신앙인 것. 돈의 노예가 돼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앞서 자신이 언급해 온 ‘경천동지’ 세 가지 사건 중 나머지 두 가지도 김 여사와 관련된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그건 그렇지 않다. 그리고 지금 이게 차고도 넘친다“며 “지금 MB 구속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거기서 더 이상 제 입으로 뭘 위해를 가한다는 것은 더 이상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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