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경천동지 할 일→불법 대선자금→가족 연루→김윤옥 ‘큰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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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2일 0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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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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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가 대선의 당락을 좌우할 ‘큰 실수’를 했다고 폭로한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의 ‘경천동지(驚天動地·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뒤흔듦)’ 발언은 지난 1월 처음 나온 뒤 조금씩 구체화 됐다.

정두언 전 의원은 지난 1월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김희중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이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별 일이 다 벌어진다. 우리는 그런 걸 헤쳐 나왔다. 그 후유증이 대통령 후까지 갔다. 그걸 처리하는 과정에서 돈들이 필요했다. 아주 그냥 경천동지할 일들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경천동지할 일이 무엇이냐’는 말엔 “(차라리) 제 목을 매시라. 얘기하는 제가 이상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제가 죽기 전에 얘기할 테니까 그때 병실로 꼭 오시라”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정두언 전 의원은 1월 23일 JTBC ‘뉴스룸’에서 ‘경천동지’ 할 일이 ‘돈’과 관련된 이야기라고 다시 한 번 언급했다. 정 전 의원은 “돈도 관련이 되고, 좀 법에 위배되는 일이다. 사람도 관련이 있다”면서 “당연히 불법적인 것은 부정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당시 후보 측의 문제라고 표현할 수 있다”며 “가족도 포함된다. 형제까지는.. 너무 구체적으로 계속 물어보시는데 뭐 그 정도로 하겠다. 형제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정두언 전 의원이 ‘경천동지’할 일이 김윤옥 여사와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 건 지난달 21일. 그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가족이 연루됐죠?’라는 질문엔 답을 피하면서도 ‘아들은 아니죠?’라고 묻자 “아들 아니다”라고 했고, ‘그럼 부인이죠?’라는 물음에는 “가능한 얘기다. 거기까지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정 전 의원은 같은 날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와 인터뷰에선 “김윤옥 여사의 돈이라고 얘기한 적은 없고,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윤옥 여사와 관련된 돈이라는 것은 어떤 성격이냐’는 물음에 “불법자금이 되겠다”고 답했다. 대선 과정에서 조성된 자금과 김윤옥 여사의 연관성을 묻자 “제가 그런 얘기는 확실하게 드릴 수 없다. 하여간 ‘여사하고도 관련이 있다’라고 까지만 얘기 드리겠다”며 “(대통령) 후보 부인의 역할이 크다. 또 부인들 사이에서 비용이 많이 나가고 하니까 거기에 정치자금이 들어간다”라고 설명했다. ‘선거 과정에서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선거 활동으로 사용된 것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지 않느냐’는 물음엔 “그러니까 비공식적인 돈이 또 들어간다”고만 답했을 뿐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후 지난달 28일 정두언 전 의원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17대 대선 당시 불법자금이 들어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2007년 대선 막판에 김윤옥 여사가 엄청난 실수를 했다. 당락이 바뀔 수 있을 정도인데, 그 일을 막느라고 ‘집권하면 모든 편의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써 줬다”면서 “요구하는 돈도 사재까지 털어가면서 줬다”고 고백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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