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인적정보에 목마른 美 “고급 정찰정보-영상 주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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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대북정보 공유 공들여

“지난 10년 동안 수집한 대북 정보보다 훨씬 다양하고 ‘살아 있는’ 정보가 최근 며칠 새 오가지 않았겠나. 미국이 들여다보고 싶을 수밖에 없다.”

1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 방남했던 북한 주요 인사들의 발언을 확인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서 최근 외교 채널로 문의가 잦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확보하게 된 대북 휴민트(HUMINT·인적 정보) 중 일부를 공유하기 위해 위성 등 최첨단 장비로 확보한 이민트(IMINT·영상 정보), 코민트(COMINT·통신 정보)까지 적극 제공하겠다고 제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김여정 등 북 고위급 일거수일투족 궁금한 미국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달 중순 미국을 방문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난다. 한국 정부는 북-미 대화 관련 중재안 등을 설명하려고 방미 일정을 조율했는데, 미국 측이 더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특히 이번에는 자신들이 우리에게 알아보려는 내용을 아주 구체적으로 정리해 먼저 제시했다는 것이다. 여기엔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을 찾은 북측 인사들의 발언이나 동선 등 사실 관계는 물론이고 이에 대한 우리 측의 평가까지 들어있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외교 라인이 물꼬를 트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의 회동 등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그럴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더 상세한 정보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가정보원이 대미 정보 교류를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징후가 자주 포착되는 것도 이런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역시 우리가 가진 대북 정보에 갈증을 느껴 서훈 국정원장 등 우리 측 정보 라인과 교류가 잦아졌다는 것. 최근 비공개 방한 일정을 소화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앤드루 김 미국 CIA 한국임무센터(Korea Mission Center·KMC) 센터장 역시 한국에서 대북 휴민트를 집중적으로 알아봤을 가능성이 높다.


○ “영상 정보 줄테니, 인적 정보 달라”

미국 측은 특히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게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나눈 얘기뿐만 아니라 말투는 어땠는지, 아파 보이진 않았는지, 김정은과의 친밀도를 짐작하게 하는 어떤 표현이나 행동은 없었는지 등까지 확인했다는 것. 북측이 김여정이 돌아가면서 투숙했던 호텔의 침대보에 떨어진 김여정의 머리카락까지 모두 수거해가는 등 철저하게 노출을 차단했음에도, 김정은과 김여정의 신체 정보의 실마리라도 찾기 위해 노력했다는 후문이다. 다른 소식통은 “언론이 제기한 김여정의 임신설 등까지 미 측이 우리 판단을 들어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번 남북 대화 국면에서 우리 정부가 확보한 대북 정보가 늘어나자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우리 정부가 자주 접근하지 못했던 높은 수준의 이민트, 코민트 등 다른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트의 경우 미국은 현재 매년 3000∼4000장가량 제공하는 북한 지역 사진을 1000장가량 더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또 미측 최신 정찰위성이 전자광학카메라로 촬영한 사진까지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지름 10∼20cm 안팎의 물체까지 식별 가능한 이 정찰위성은 북 고위급 인사들의 동향 파악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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