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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토요판 커버스토리]탄핵 가결 그후 1년… 당시 원내대표 3인 인터뷰

입력 2017-12-09 03:00업데이트 2017-12-0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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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당 혁신 노력으로 촛불 정신 완성해야”

우상호 민주당 의원 “탄핵 금메달은 시민”
與 “나라다운 나라 만들 것” 1주년 논평

 
지난해 제1야당 원내대표로 탄핵 의결을 주도했던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사진)은 “‘정치’는 ‘광장’보다 반보 뒤에 가야 한다. 그 대표적 사례가 탄핵”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왜 강경하게 국회 밖으로 나가 촛불 대열에 적극 동참하지 않느냐며 욕도 많이 먹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결국 마침표를 찍을 곳은 의회라는 점을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런 생각은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교훈’이라고 말했다. “6·29선언이 발표되자 (시위에 열을 올리던) ‘광장’이 텅 비고 운동권만 남았다. 결국 끝을 맺는 건 제도권과 의회의 몫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우 의원은 “목소리가 크다고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의회의 문제풀이가 없었더라면 4·19혁명 때처럼 유혈사태가 나야 대통령을 끌어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탄핵의 금메달은 시민들이며 정치권이 무슨 메달 딸 자격이 있겠느냐”며 웃었다.

그는 탄핵안 가결은 끊임없는 설득과 타협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7시간 행적’ 등 탄핵안 내용을 놓고도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와 대화했다”는 것.

우 의원은 “1년이 흐른 지금 여야만 바뀌었지, 여당은 높은 지지율에 안주해 있고 야당은 아직도 구태에서 벗어나지 않은 듯하다. 탄핵 정국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다시 생각해 각 정당이 모두 혁신하는 노력을 더 경주해야 한다”고 고언했다.

한편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내고 “탄핵 1주년을 맞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거듭 다진다”고 밝혔다.
 
 
● “민본정치 교훈 얻어… 보수 새그림 그릴것”

정진석 한국당 의원 “사당화 비극 반성해야”
정우택 “신뢰 다시 찾겠다”… 공식논평 없어

 
1년 전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낸 정진석 의원(사진)은 탄핵의 교훈을 “민본(民本) 정치를 못하면 정치인은 후과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의원은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은 언제든지 정권을 뒤집어엎을 수 있다. 국민은 바다고 정권은 일엽편주(一葉片舟)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1년을 회고하면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고 한다. 빨리 송구를 하고 어서 영신을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탄핵을 막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4월 자진 사퇴, 6월 대선 카드를 만장일치 당론으로 채택했지만 관철을 못 시킨 게 아쉬운 대목”이라고도 밝혔다. 당시 의원총회에서 채택된 당론은 탄핵안 표결을 닷새 남겨두고 비박(비박근혜) 진영이 표결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파기됐다. 정 의원은 “그 당시 (비박 진영을 이끈) 유승민 의원은 내가 전화를 해도 받지도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탄핵 이후 무너진 한국당의 재건을 위해 ‘반성과 혁신’을 강조한 정 의원은 “새누리당의 비극은 사당화의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계파 싸움하면서 친박(친박근혜) 완장 찬 사람들이 얼마나 꼴값을 떨었나. 그런 사람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보수 가치와 신념의 재정립, 젊은 인물 발굴, 그리고 정당 민주화의 새로운 청사진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 1년에 대해 공식 논평을 내진 않았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명도 바뀌고 여러 가지 다사다난했던 1년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당이) 재건됐으니 한 계단 도약하고 국민적 신뢰도 얻겠다”고 말했다.
 
 
● “탄핵은 국민의 승리… 권력구조 개편 절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 “선거구제 손질해야”
“개헌으로 ‘국정농단’ 마무리” 대변인 논평

 
지난해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로 탄핵 협상을 이끈 박지원 의원(사진)은 “탄핵을 국회가 먼저 주도한 게 아니라 국민의 분노가 담긴 촛불 민심에 따른 것이므로 국회 자체로서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탄핵은 상정이 아니라 가결이 목표여야 했다. 야당 간 불신으로 부결되는 일은 없어야 했기에 어떤 경우에도 탄핵안을 가지고 청와대나 새누리당과 접촉하지 말자고 제안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를 비밀리에 만나고 청와대 회담을 제안한 점이 드러났다. 나는 추 대표를 공개 비판했고, 추 대표와는 아직 앙금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고려 말기) 공민왕-신돈 스캔들 이래 최악의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억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박 의원은 “국가를 위해서는 (탄핵이 아니라) 차라리 박 전 대통령이 명예로운 퇴진을 했어야 한다고 본다.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 자체를 완전히 망가뜨려 버렸지 않느냐”고 했다.

박 의원은 “위대한 국민의 승리와도 같은 탄핵 정신의 완성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손질하는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으로 완성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권력 구조’ 개헌에 대한 의지는 없는 것 같다. 우리만은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는 자세는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은 “광장의 수천만 촛불의 간절한 함성을 기억한다. 개헌과 선거구제 개혁, 낡은 구조와 시스템을 바꾸는 게 ‘국정 농단 사태’의 근본적 마무리”라고 논평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송찬욱 기자 song@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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