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TEL’ 200여대… 금수품 어떻게 구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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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도발]中-러 상용차량 구입해 군용 개조
북극성-2형 발사땐 궤도형 첫선

북한이 화성-1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사용한 이동식발사차량(TEL·Transporter Erector Launcher)은 대북 금수품목이다. 과거 중국과 러시아 등에서 구입한 상용 특장차량에 미사일 발사장치와 수직거치대, 충격흡수장치 등을 부착해 군용으로 개조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2012년 태양절(김일성 생일)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KN-08을 싣고 등장한 TEL은 중국제를 개조한 것으로 드러나 국제적 논란이 일었다.

북한은 200여 대의 TEL을 실전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바퀴형으로 미사일이 커질수록 차체 길이와 바퀴 개수가 늘어난다. 스커드나 노동 등 단·중거리미사일은 좌우 합쳐 바퀴가 10개 정도지만 IRBM(화성-12형)은 12개, ICBM급(화성-14형)은 16개나 된다. 충격흡수를 위해 바퀴 크기도 웬만한 성인의 키 정도 된다. 미 정찰위성 등에 포착된 북한의 TEL의 바퀴 개수와 형태는 미사일 기종 분석의 핵심 자료로 활용된다.

북한은 올해 2월 북극성-2형 발사 때는 궤도형 TEL을 처음 선보였다. 궤도형 TEL은 차륜형 TEL보다 산악지역 등에서의 주행 능력이 뛰어나다. 한미 감시망을 피해 은밀한 곳에서 기습 발사하기가 더 용이하다. 올 4월 태양절 열병식에선 바퀴형과 궤도형 등 40여 대의 TEL을 한꺼번에 공개했다. 북한이 ICBM급 TEL 발사에 성공한다면 ‘미사일 강국’의 최종 관문에 진입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군 당국자는 “TEL에서 발사하는 ICBM을 보유한 나라는 중국, 러시아, 인도 등에 불과하다”며 “(이동식 ICBM 배치는) 북한의 대미 핵 기습 위협이 현실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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