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계룡대 군납비리’ 솜방망이 처분 의혹, 전관예우 의혹을 비롯해 딸의 입사 과정 논란 등 각종 의혹에 휘말렸다.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이 입수한 ‘계룡대 군납비리’ 수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송 후보자는 해군참모총장 재임 시절 발생한 ‘계룡대 군납비리’ 사건에 솜방망이 처분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계룡대 군납비리’ 사건은 2007년 해군이 체결한 계약 가운데 군 관계자가 특정업체와 유착해 국고를 탕진한 일을 말한다.
송 후보자는 2007년 8월 이 보고서를 결재하면서 ‘법무실에 넘겨 행정조치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보고서에는 해군이 체결한 계약 335건 가운데 99.4%가 수의계약으로 진행돼 국고 4억 원이 손실됐으며, 특정 업체와 유착한 김모 대령의 차명계좌를 수사 중이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그러나 송 후보자는 추가 수사를 통한 사법처리가 아닌 행정조치 지시만 내렸으며, 이에 관련자들은 자체 징계만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징계 대상자 7명 중 5명은 증거부족으로 아예 처벌을 피했다. 이 사건은 2년 뒤인 2009년 국방부 특별조사단의 재조사를 받고 부실수사로 판명됐다.
김학용 의원은 “송 후보자는 군납비리 사실을 보고받고도 이를 무마하려 한 것 같다"며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을 봤을 때 장관감이 되질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송 후보자 측은 “행정처리라는 법률용어를 잘 몰랐다. 사법조치까지 포함해 제대로 처리하라는 뜻으로 지시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송 후보자는 퇴직 후 법무법인 율촌에서 고문으로 일하며 터무니없이 높은 자문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전관예우’ 의혹에도 휩싸였다.
송 후보 측이 국회에 낸 답변서에 따르면, 그는 율촌에서 당시 세전 기준으로 한 달에 약 3000만 원의 자문료를 받았다. 2009년 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2년 9개월의 재직 기간 동안 총 9억9000만 원의 자문료를 받은 셈이다. 여기에 방산업체인 LIG넥스원 비상근 자문역으로 받은 자문료까지 더하면 퇴직 이후 받은 자문료는 모두 12억4000여만 원이 된다.
송 후보자 측은 답변서에서 “율촌이 국내 방산업체를 수출기업으로 만드는 국방공공팀을 만드는 과정에서 고문을 제의해왔는데 그 취지에 공감해 활동하게 됐다”며 “방위산업 전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율촌 소속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국방·방산 관련 전문용어 및 배경지식을 자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송 후보자는 율촌의 고문직을 맡기 위해 앞서 비상근 정책위원으로 있던 국방과학연구소(ADD)에 겸직허가신청서를 내면서 신청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학용 의원이 입수한 해당 신청서에 따르면, 송 후보자는 근무시간이 ‘주 2일 14시간’이며, 보수는 ‘월 약간의 활동비 정도’를 받는다고 기재했다.
김 의원은 “실제로 송 후보자가 율촌으로부터 받은 보수는 월 3000만 원이었으며 근무형태도 주 2일 비상근이 아니라 상임고문이었다”며 “이는 겸직을 하려고 허위로 신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후보자가 LIG넥스원의 해군·해병 관련 사업 확대 방안 등에 대해 자문하면서 해당 기업의 관련 사업 매출이 늘었던 사실도 주목받았다.
22일 조선일보는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을 인용해 2013년 해군·해병대가 발주한 방위력·전력 관련 사업 가운데 LIG넥스원이 수주한 금액은 전체 사업 예산의 8% 정도(1305억원)였다가 송 후보자 자문이 시작된 이후인 2014년에는 LIG넥스원이 수주한 금액이 전체 예산의 20%(4371억원), 2015년에는 32%(3692억원)로 올랐다고 보도했다.
송 후보자는 2013년 7월엔 방산 업체 LIG넥스원과 국방 사업 관련 자문 계약을 맺어 2년 6개월 동안 자문 활동을 하면서 월 800만 원씩 총 2억4000만 원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송 후보자의 딸(38)이 2008년 2월 ADD에 입사하는 과정에도 의혹이 나왔다. 송 후보자 딸은 1차 서류 통과자 9명 중 3등이었지만 2차 면접 과정에서 국가보훈대상자 가산점을 받아 2등으로 합격했다. ADD는 당초 2명을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송씨를 포함해 총 3명을 채용했다.
송 씨가 ADD에 입사할 당시 송 후보자는 해군참모총장으로 재직 중이었고, 2008년 3월 전역한 뒤엔 ADD 정책위원으로 위촉됐다. 이날 YTN은 송 후보자의 딸이 ADD에서 10년 간 병가와 출산 휴가를 포함해 475일의 휴가와 휴직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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